첫째, 지금의 일이 능숙해지고 익숙함이 나의 게으름을 만들 때다. 익숙함은 편하지만 그것은 나태와 교만을 만든다. 또 다른 낯섦을 만나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변화를 원하지만 뭐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를 때다. 내가 하던 일의 방식과 삶이 나를 가두어 놓은 틀에서 벗어나야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열정의 무게가 행동을 이기지 못할 때다. 과연 내가 이 일을 만사 제쳐두고 할 수 있는 일인가? 열정은 크기가 아니라 행동의 결정체가 되기 때문이다.
넷째, 비전과 목표가 사라질 때다. 더 이상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 드는 순간, 또 다른 비전이 보이지 않는 순간이다. 이때는 망막증에 걸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섯째,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절대 못 먹고 살 것 같다고 느껴질 때다. 이곳이 나의 모든 것을 붙잡고 있다면 안 된다. 이곳이 영원히 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섯째, 주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때다. 배려는 상대방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보다 팀을 위해 조직을 위해 무엇이 최상일까? 하는 배려의 정신이 중요하다.
일곱째, 일에 대한 창의력과 영감이 더 이상 떠오르지 않을 때다. 일에 대한 아이디어와 새로움에 대한 창의력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창의력과 영감이 없으면 새로움이나 성장도 없다. 여덟째,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다. 배움은 익숙함이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다. 배움이 없다는 것은 나아감이 없다는 것이다.
아홉째, 더 이상 박수를 받지 못할 때다. 70% 이상 성공을 했을 때 칭찬과 박수를 받는다고 한다. 나머지 30%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박수가 많이 나오는 순간이 떠남을 생각해 보는 최상의 시간이다. 열 번째, 성과가 과거로 느껴질 때다. 현재와 과거는 50%의 역할로 교차한다. 차의 백미러는 참고만 될 뿐 백미러만 보고 절대 운전할 수 없다.
우리 인생의 숨어있는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도구가 되는 것이 바로 떠남의 순간이다. 위의 열 가지 중 5가지 이상이 나에게 적용이 된다면 1년 이내에 떠남을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7가지 이상이 되면 6개월 내에 떠나야 하고, 9가지 이상이 된다면 당장 떠나야 한다.
삶이나 일의 어느 순간 반드시 떠나야 할 때가 온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에게 그 순간이 언제일까? 스포츠 용어 중에 스윗 스팟(sweet spot)이라는 것이 있다. 스윗 스팟은 타자가 배팅이나 골퍼가 스윙을 할 때 배트나 아이언의 중심에 정확히 맞았을 때 폭발적인 비거리와 타구감을 만들어 내는 정확한 위치나 때를 말한다.
정확한 타이밍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잘 맞추어야만 이 정확하고 멀리 때릴 수 있는 것이다. 지단의 떠남은 추후 축구계와 자신의 삶에 어떠한 결과를 만드는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우리들 스스로 일로부터, 자신으로부터, 삶으로부터 발전적인 떠남이 중요하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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