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Q&A] 특성화高 입학 후 성적 저하… 신경 날카로워진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더 치열해진 경쟁’ 자녀의 힘든 상황 공감… 따뜻한 대화로 다가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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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이가 평소 수준보다 성적이 잘나와 특성화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중간고사 시험성적이 떨어진 뒤 자신감도 떨어져 우울해 하고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 졌습니다. 친구와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 돼서 말을 걸면 별로 말도 하지 않고, 자꾸 신경질만 내니 아이 눈치만 보게 되고 어떻게 기분을 맞춰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직접 물어보지 못해서 같은반 엄마한테 정보를 물어 보고 있는데 계속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 주어야할까요?

 

A. 안녕하세요! 어머님. 자녀분이 학교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예민한 성격으로 어머님의 걱정되는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많이 속상하신 것 같습니다. 어머님은 아이에게 힘이 되고 싶고, 잘하라고 격려해주고 싶은 말을 전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전달이 되지 않아 무엇이 문제인지 답답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자녀의 입장에서 우리 아이는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그렇다면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좀 더 정보를 살펴보니 자녀분의 상황을 보면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예전과는 다른 많은 환경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환경이 바뀌면서 고등학교의 특징으로 본격적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분위기에 중학교보다 더 경쟁적이고 개성이 강한 또래들이 등장하게 되고, 전과는 다른 학교 분위기에 원래부터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친구라면 적응이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더군다나 본인이 해오던 학습수준 보다 더 높은 수준의 학업 양을 따라 가야하고 그런 수준의 또래들 사이에 자칫 자신감을 잃기 쉬울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어른들은 자녀에게‘열심히 하면 되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지만 자녀 스스로에게는 더 큰 스트레스와 부담감으로 느껴졌을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은 자녀에게“다른 애들은 다 잘하는데 왜 우리 아이만 힘들어하지?” 라는 불안과 걱정보다는 “그만큼 힘들겠구나. 많이 애쓰고 있는데 생각처럼 안 되서 속상하겠구나.”하는 현재 자녀의 상황을 이해해주고 공감적인 마음을 갖는 게 먼저여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평소 자녀와 부모님과의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아이는 고민이 생길 때 어떤 방법으로 고민을 해결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지요? 자녀가 힘들다고 표현할 때 부모님은 어떤 식으로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답변해 주나요? 이 질문에 부모님이 마음속으로 자녀와의 믿음에 흔들림 없는 확신이 있고, 자녀와 함께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잠깐의 어려움은 보다 쉽게 지나갑니다. 

하지만 아이가 부모에게 말해도 소용없다고 생각되고, 부모님 또한 자녀에게 부모의 말이 별로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부모-자녀 간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이 생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부모, 학교 선생님의 이야기를 통해서가 아닌 아이의 입을 통해서 듣고 아이의 눈을 보고 진심으로 이야기 해주세요. 엄마에게 혹시 그동안 서운한 감정은 없었는지, 무엇이 힘들고 그렇다면 엄마가 어떻게 대해줬으면 좋겠는지. 때론 긴 대화보다 따뜻한 눈빛, 말 한마디가 더 큰 힘과 용기를 갖게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자녀는 지금 ‘나는 누구인가’ 하는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직은 미완성된 불완전한 청소년기를 겪고 있으며 막중한 인생의 과업을 수행하는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민감하고 감수성 풍부한 청소년기의 특징과는 다르게 획일적이고, 성공, 입시위주의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 좋은 대학에 가느냐 못가느냐로 많은 것을 판단하는 교육적 성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좋은 성적, 좋은 대학은 어찌 보면 하나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그 결과를 얻기까지 우리 청소년들은 계속해서 나를 시험하고 테스트하며 남들과 비교 당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그 과정 속에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 관계들이 오고가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방황, 좌절, 불안, 두려움이 존재합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아이와 같이 매번 불안 해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나의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어깨를 감싸주시겠습니까? 어찌 보면 아이들은 당장 ‘내 문제를 해결 달라’ 라기보다 ‘나를 지켜봐달라고, 기다려달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당연하게도 우리 아이들은 부모님의 사랑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게 됩니다.

한송이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청소년상담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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