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자연재난에 민관이 합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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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여름의 마지막 절기인, 큰 더위를 일컫는 대서(大暑)가 오고 있다. 날씨가 몹시 덥고 큰 장마가 지는 시기라 자연재난에 대비해야 한다.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실수는 반복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재난을 대비하는 민관에 6월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7월23일 인천 원도심을 중심으로 물난리가 난 것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불과 1시간만에 기습 폭우로 남동구, 남구, 부평구 일대 주택과 상가가 물에 잠겼다. 반지하 주택과 상가 등 895채가 물에 잠겨 1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주변 도로에서는 물이 제때 빠지지 않아 쓰레기통과 폐타이어가 떠다녔다.

순식간에 도로 기능은 마비됐다. 게다가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노인의 경우 청·장년보다 각별한 관리를 요하는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온열질환자 1천574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397명으로 25%나 차지했다. 또 지난해 폭염으로 숨진 11명 중 만 65세 이상이 절반을 넘었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 7일 올해 집중호우, 태풍 등 여름철 자연재난을 대비해 시·군·구, 유관기관 등 재난업무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여름철 자연재난 합동 방재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하수관로 정비와 침수우려 취약도로, 재난발생에 대비해 재해구호물자 확보 등으로 대비하고 ICT기반 재난현장의 피해상황과 상황실을 동시에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모바일 현장대응 시스템을 갖췄다고 한다.

 

또한 폭염대책에 대해서도 ‘2018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해 무더위 쉼터 688개소를 정비하고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재난도우미 5천192명을 배치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119 폭염 구급대를 별도로 운영하고 온열 질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전문병원도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장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걸 우선순위로 두는 것 같다.

 

관 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재난에 취약한 시민들을 언제든 돕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대한적십자사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자연재해 등 발생 시 재난피해를 최소화하고 시민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재난구호, 재건복구 활동 등을 맡고 있다. 그래서 각 시도 지역별 적십자사는 재난훈련을 통해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인천적십자사는 지난해 경험한 재난현장 상황과 복구, 지원에 대한 논의와 개선방안 등을 훈련에 반영해 풍수해, 폭염피해 등을 현장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봉사원 등이 참여하는 ‘재난구호훈련’을 지난 15일에 실시했다. 또한 매년 폭염으로 고통받는 동구, 부평구 쪽방촌 등에 대한 긴급지원활동에 대한 현장경험을 공유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제 남은 재난대비는 현장상황을 정확히 판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민관은 재난대응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조직해 합심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를 거울삼아 상호 협력해 첫째도 대비, 둘째도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절대 소홀해선 안 된다. 망우보뢰(亡牛補牢)라는 사자성어와 같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하기 전에 언제나 준비해야 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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