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고] 평화와 공존의 시대에 새기는 호국보훈의 달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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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국

국가보훈처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 평화와 번영으로 보답하겠습니다’를 표어로 삼아,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나라를 위해 희생헌신하신 국가유공자를 기억하고, 범국민적 감사분위를 조성하는 호국보훈의 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를 주제로 제63회 현충일 추념식 등 정부기념식을 진행했다. 전 국민이 6월6일 10시에 추모묵념에 동참하여 국가적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는 ‘6610 묵념캠페인’이 전개했다.

 

아울러 국가유공자 위문 사업 및 모범 국가유공자 등 포상식이 국가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위로감사’ 행사로 추진된다. 마지막으로 국민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국민통합’ 행사 및 캠페인 등도 운영되고 있다.

 

앞서 열거한 호국보훈의 달 사업은 ‘기억, 감사 그리고 통합’을 그 핵심으로 한다. 한정된 지면 사정상 여기서는 기억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기억, 즉 과거의 경험과 사실을 의식 속에 보존하거나 도로 생각해내는 작용은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억의 가장 기본적이면서 핵심적인 의미는 다음 물음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동일한 존재임을 나는 무엇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가? 어떻게 ‘나’는 다양한 선택의 순간마다 일관된 선택을 함으로써 ‘나’로서 남을 수 있는가?

 

이런 물음에 대해 ‘기억’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답변을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억’을 빼놓는다면 답변 자체가 불가능한 것 역시 사실이다. 다시 말해 기억이 자기 정체성의 중요한 원천임을 부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점은 ‘나’를 ‘우리’로 바꾸더라도 동일하게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공통의 ‘기억’을 갖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될 수 있고, ‘우리’로 남을 수 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준비된 기념식과 각종 캠페인에 말 그대로 온 국민이 참여하고, 더 나아가 행사 참석에서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보훈문화가 정착되고 확산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적어도 해마다 찾아오는 호국보훈의 달을 온 국민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계기로 삼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말해 그들이 무엇 때문에, 아니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무엇을 위해서 헌신했는가를 기억하고 숙고해 보면서 우리가 어떤 ‘우리’가 ‘되었고, 되어 가고 있고, 되어야 하는지’를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박동국 

경기동부보훈지청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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