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석정천 ‘물고기도 못 사는’ 죽음의 하천… COD 11.3㎎/ℓ 7개 등급중 ‘매우나쁨’

주민들 “비올때면 공장 오폐수 방류 농업용수로 썼더니 모 말라 죽어” 주장
市 “하수관거사업 필요… 예산 어려움”

▲ 석정천 상류 오염상태

김포 석정천 오염하천수가 수십여년 동안 인천 앞바다와 한강, 임진강 등으로 흘러들어 말썽(본보 6월 29일자 7면)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석정천 오염은 최근 시가 실시한 수질검사에서 물고기조차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으로 드러났다.

 

1일 김포시와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시가 검사한 수질검사에 의하면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11.3㎎/ℓ로 7개 등급 기준 중 최하위인 ‘매우 나쁨’으로 나왔다. ‘매우 나쁨’은 용존산소가 거의 없어 물고기가 살기 어려운 오염된 물을 뜻한다.

 

이런 데는 수십 년간 공장들에서 배출된 폐수와 생활하수 등 오ㆍ폐수가 누적된데 따른 결과다. 석정천 주면 1천여개의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ㆍ폐수는 그대로 석정천으로 흘러들어 가는 실정으로 특히 비 오는 날이면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공장들이 마을 곳곳에서 목격된다는 주민들의 증언까지 잇따르고 있다.

 

주민 A씨(58)는 “주로 비 오는 날이면 폐수를 불법으로 배출하는 공장들이 많은데 무단 방류 현장을 동영상으로 촬영까지 했다. 조만간 시에 증거물로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며 “각종 오폐수로 썩어 하천 바닥의 새까만 침전물이 50㎝ 이상된다. 배수문을 통해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하고 나면 침전물이 보이는데 역한 악취가 심해서 마스크를 해야 할 정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염된 석정천 물이 농업용수로 이용되면서 농작물 피해는 물론 먹거리에 대한 불신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이 하천수 물로 못자리 물을 대 모가 모두 고사피해를 입은 주민 B씨는 “이 물이 썩었다는 것은 알지만, 농사는 지어야 하니까 이 물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다. 대책이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무허가 공장 등 불법 현장에 대한 단속에는 느슨한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늘어나는 환경사범 근절을 위해 지난 2015년 환경사업소를 신설했지만 기간제근로자를 포함해 20여명의 현 인력으로는 김포시 전체 1만여개에 달한 공장들을 단속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하천에 대해서는 오염총량제에 따라 매월 수질검사를 하고 있고 불법 공장들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며 “수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선 하수관거사업을 시행해야 하는데 예산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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