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사람중심 기업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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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 기업과 노동자 간 문제를 보면 참으로 풀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에 공헌하는 부분보다 갑질로 대변되는 듯한 기업주와 최저시급에 대한 합의점 없이 소모전 적인 다툼과 일자리 부족, 투자부족 등 부정적인 내용이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잡지 포천은 해마다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회사를 해마다 선정 발표한다. 올해 발표를 보면 1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글이다. 그런데 2위는 유통업 관련 종사자가 아니면 거의 모르는 ‘웨그먼스 푸드마켓’이라는 회사다. 최근 20년간 이 리스트에 빠짐없었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거의 1, 2위를 오르는 회사다. 

이 회사의 모토는 ‘직원이 우선 고객은 그 다음’으로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상식과 반대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고경영자인 대니 웨그먼은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때 우리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즐겁게 쇼핑할 수 있다. 그래서 최고의 매장을 만들기에 앞서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드는 데 노력한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미국의 전통적인 슈퍼마켓으로 미국 또한 슈퍼마켓은 작업환경이 타 산업에 비하여 열악하며 또한 많은 감정노동이 필요한 곳이다. 이 회사가 동종업계의 최고 수준의 임금을 지불하고 있지만 산업의 특성상 타분야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이 회사가 지속적으로 직원들에게 지지를 받는 것은 실제 금전적인 보상 이상 직원을 고객에 우선하는 경영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매장을 찾는 손님에게 ‘매장이 좋다’는 말보다 ‘종업원이 훌륭하다’라는 말을 듣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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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10여 년 전에 이 회사의 본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본사는 뉴욕주의 로체스터라는 곳이었는데 방문 내내 놀라웠던 것은 도시 전체가 이 회사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한 것이었다. 공항직원부터, 숙소의 청소원, 택시 운전사, 음식점 직원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고의 회사를 방문하였다고 말해 주었다.

그들은 한 번 고용한 직원은 절대 해고하지 않으며, 그 방침은 아직도 지키고 있다고 한다. 매장의 문을 닫게 되면 직원을 인근매장 등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해주고,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를 그만두면 회사에서 다른 회사에 근무할 수 있도록 알선해 준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국적항공사의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항공사에 근무하면 좋은 일자리에 근무하고 급여도 상당 수준이라고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경영진에 쏟아내는 불만을 보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미국의 예이지만 직장생활에서 만족감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임금이라고 답한 사람이 40%였다고 한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고객이 아닌 ‘종업원을 왕’으로 대접해 보는 것이 어떨까. 그러면 회사에 만족한 직원이 최선을 다해 고객을 모시게 되면 이것이 진정 ‘고객을 왕’으로 대접하는 기업이 되지 않을까?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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