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여 년(1945년 미군이 용산에 주둔한 때로부터는 73년)동안 대한민국에 주둔해 있는 미국 육군은 물론, 공군, 해군 그리고 해병대와 기타 각종 지원부서들을 휘하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국군의 발전과 성장에도 많은 도움과 기여를 해왔고 지금도 한반도 평화유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주한미군이 운용하고 있는 첨단 대북정보수집 자산과 화력자산은 우리 국방력의 대체재와 같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한반도 방위에 빼놓을 수 없는 자산들이다. 이러한 중요한 위치와 역할을 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핵심 사령부다.
새로 자리 잡은 평택 주한미군기지는 약 444만평 규모(서울 여의도 면적의 5배)로 미국이 사용하고 있는 본토 이외의 해외 미군기지 중 단일기지로는 가장 크다. 기지 안에는 크고 작은 건물이 500여 개(미군 시설 280여 개, 한국군 시설 220여 개) 들어서 있으며 길이가 2.5㎞에 가까운 비행기 활주로가 있고 각종 훈련장도 구비되어 있다.
캠프 험프리스라고 불리는 이 주한미군기지는 1919년에 일본이 평택비행장을 건설했던 지역이다. 625 전쟁 때에는 미군이 K-6 비행장으로 명명하고 미공군의 이착륙 기지로 사용하였다. 그 후 1962년에 한국에서 훈련 중에 순직한 미 제6수송중대의 조종사였던 벤자민 케이 험프리스(Benjamin K. Humphreys) 준위를 기리기 위해서 Humpreys(험프리스) 기지로 이름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캠프 험프리스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여타 지역의 미군 부대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평택과 대구지역으로 통합하는 것이 미군들의 기본계획이다. 기존의 군소단위로 흩어져 있던 경기 북부지역의 미군부대들이 대부분 평택 기지로 통합된 것이다. 미군부대가 있던 이들 지역은 이제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면서 상권 활성화 등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한 결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집중적인 지원계획과 지역주민들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반면에 미군부대 통합 이전으로 인해 평택과 안성을 포함한 지역은 또 다른 번성과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 당장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 외에도 앞으로 그들의 동반가족까지 고려하면 안정리 지역 인구가 4만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연간 계속되는 미군들의 회의, 훈련, 기타 여러 가지 목적으로 방문하는 인원들을 모두 계산하면 연간 수십만 명 정도가 ‘관광객’이 되어 캠프 험프리스를 통해 들어오고 나가게 되는 셈이다.
한편으로 아직까지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이나 군속들의 범법행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은 과거보다 한층 강화된 군 근무기강 확립을 위한 조치와 예방 활동으로 눈에 띄게 개선이 되었다. 게다가 미군들의 가족 동반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가족단위 활동으로 인해 사고나 범법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제 평택지역에서 지자체나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해야 할 것은 미군 이전에 따른 그들의 수요와 일상생활에 필요한 사항을 파악하고 충족시켜 줌으로써 상호 윈-윈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 중심의 지역주민과 미군 관계자가 모두 포함된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기적인 토의와 의견 교환을 통해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고 서로의 애로사항과 관심사항을 해결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지난 60년간 서울 용산에서의 주한미군사령부의 역사는 이제 과거가 되었지만 반면에 평택에서의 새로운 시작은 주한미군사령부 역사의 시작이자 지자체와 주민들에게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창조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그 기회는 미군과 지역민 모두에게 다 같이 열려있다. 그리고 결과에 대한 각각의 만족도는 서로 간에 얼마나 잘 준비되었느냐에 달려있다.
전인범 前 특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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