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 관련된 기술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막 한가운데서 새우를 양식할 수 있을 정도로 양식업 기술은 발전하고 있으며, 로봇이나 드론 등의 첨단기술이 해양산업분야에서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해양광물, 해양생물, 해양에너지뿐만 아니라 인공섬이나 해양구조물을 포함하는 해양자원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인천 시민들에게 바다는 삶의 일부다. 바다에서 먹을 것을 구했고, 더 나아가 일거리를 만들었다. 바다를 타고 인천으로 들어온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는 인천 시민들에게 문화적 토양도 제공했다.
인천은 1883년 개항 이후 동북아 거점 해양도시로 성장했고, 대한민국 제1호 컨테이너터미널과 아시아 최대 규모의 갑문은 그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갑문 축조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는 문화유산으로서의 인천항에 대한 가치 재조명과 보전 방향 등에 관한 활발한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생태학적인 관점으로 잠시 눈을 돌려보자. 인천의 바다는 생태계의 천연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130㎞에 이르는 해안선과 168개의 아름다운 섬, 세계 최대 규모의 조수간만의 차가 만든 갯벌,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자원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할 수 있다.
인천항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신국제여객터미널과 크루즈 전용부두를 조성하고 그 배후부지를 복합관광단지로 개발하는 골든하버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제일의 해양 관광도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크루즈와 카페리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인천을 상상해 보라. 그에 발맞춰 자랑스러운 우리의 해양문화와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건립된다면 인천은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시아 대표 해양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충남 서천, 강원도 고성에 해양박물관이 있고, 그 밖에 여러 곳에 해양과학관 및 전시관 등이 설립되어 있다. 그러나 서울, 인천, 경기 수도권에는 그러한 시설이 전무하다. 그뿐인가 최근까지 수도권에 있던 바다와 관련한 중요한 해양문화시설이나 기관들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줄줄이 부산으로 옮겨졌다.
인천에 국립 해양박물관을 설립하여 2천500만 수도권 국민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해양문화, 해양산업, 해양자원에 관한 지식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곧 해양도시의 경쟁력이고 해양도시 인천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길이다.
정부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 시민들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을 위하여 수년째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인천 내 23개 시민사회단체가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꾸려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100만 수도권 주민들의 서명을 담은 서명부가 정부에도 제출됐다.
300만 인천시민의 염원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인천의 정치권과 모든 기관은 만일을 대비 긴장을 끈을 놓아선 안 될 것이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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