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곽광분 “젊은작가 재능·열정 꽃피울 예술도시 양평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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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서 흙과 불로 자연의 미를 빚는 도공이 있다. 도예가 곽광분이 바로 그다.

 

도예가 곽광분에게는 이루고 싶은 두 가지 꿈이 있다.

하나는 당연히 도예가 곽광분의 작가적 성취다. 엄마로서 찾은 도예교실이 작가 곽광분의 시작이었다. 흙을 만지는 순간, 그녀에게 내재한 작가의 피가 흘러넘치는 걸 직감했다. 명품 가방을 사듯 물레를 사고, 가마를 샀다. 주식 중계인이었던 고갱이나, 목회자였던 고흐처럼 미술가로서의 정규 교육보다는 타고난 열정이 그녀를 작가로 만들었다.

 

“흙이 가지는 완벽함, 불이 가지는 완벽함에 끌렸다. 형태는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흔히들 완벽한 형태로 칭송되는 달항아리 연작들 가운데 달항아리를 깨트려 코발트 빛 속을 들여다보게 만든 작품이 눈길을 끈다. 도자기 파편을 이어붙여 뫼비우스의 띠처럼 만든 설치미술 ‘길’은 어디서 출발하던 끊어질 듯 이어지는 우리의 인생을 닮았다.

 

작가 곽광분의 또 다른 꿈은 양평을 젊은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풍성한 예술적 토양을 가진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그녀가 2016년 뜻을 같이하는 지역 작가들과 ‘양평청년작가회’를 조직하고 회장을 맡은 것은 이러한 꿈을 향한 첫걸음이었다. 청년작가회를 조직한 지 3년 남짓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녀와 청년작가회는 지역 미술계에 의미 있는 시도를 해왔다.

▲ 그녀의 작업실겸 전시장인 곽갤러리에 전시된 곽광분의 연작 달항아리
▲ 그녀의 작업실겸 전시장인 곽갤러리에 전시된 곽광분의 연작 달항아리

대표적인 것이 두 번에 걸친 ‘36개의 방展’이다. 폐업한 호텔에서 열린 이 전시회는 폐허가 된 호텔 방을 전시공간으로 바꿈으로써 양평이 겪고 있는 사회현상과 미술이 만나 짙은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 경기도체육대회 동안 양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호모루덴스전’은 체육행사의 격을 높이는 문화체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도시와는 달리 양평 곳곳에는 수많은 작가의 작업실이 있어요.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작가들이 양평에 둥지를 틀었죠. 양평이 가지는 자연환경이 작가들을 양평으로 이끈 거죠. 하지만, 작업만 양평에서 할뿐 아직 양평이 이들을 품을 예술적 기반이 없는 것이 안타까워요. 그래서 새로운 지방정부가 젊은 예술가를 위한 ‘레지던시’와 같은 창작촌을 만들 계획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예술이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양평의 한계와 부딪치지 않고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곽 작가는 양평군이 계획하고 있는 레지던시를 비롯해 양평의 유휴시설들, 농촌 빈집, 폐교 등이 작가들의 작업공간으로 바뀌면 양평만의 독특한 문화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 도자기 파편을 이어 붙여만든 설치미술 작품 '길'(부분)
▲ 도자기 파편을 이어 붙여만든 설치미술 작품 '길'(부분)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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