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여름철 휴가, 안전계획도 함께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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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장소 물놀이사고를 줄이기 위해 매년 지자체마다 해수욕장과 산간, 계곡 등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안전교육 보급을 하고 있지만, 물놀이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6년간 물에 빠지는 사고로 293명이 사망했다. 물놀이 사고의 44%는 여름철에 발생했으며 12세 이하 어린이 사고는 57%나 됐다. 어린이의 경우 익수사고 발생률이 55.8%로 성인 38%의 1.5배 수준에 달했다. 또한 사망사고 중 약 81%는 바다·강·연못 등 야외장소였고 수영장 등 실내장소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적었다.

 

실내장소는 안전관리계획을 세워 제한된 구역 내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위험지역 관리 등을 실시함으로써 물놀이 안전사고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야외장소의 경우 이용객의 느슨한 안전의식과 안전계획 미비, 부족한 현장 안전요원 등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야외 물놀이를 계획하고 갖고 있다면 몇 가지는 꼭 기억하고 떠났으면 좋겠다. 물놀이 사고유형부터 알고 있어야 한다. 흔히 사람이 물에 빠지면 ‘도와주세요!’라고 소리를 지르고 크게 허우적거릴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물에 빠지면 아무 말도 못하고 입만 물 위로 떠오른다. 그 상황이 너무나 조용하기에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물에 빠졌는지 아무도 모른다. 

특히 영유아 경우 물장난을 하다 찰나에 얼굴부터 물속으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녀가 수심이 깊은 물에 빠지면 급한 마음에 자녀를 구하러 물속으로 뛰어들어가곤 하지만 익수자는 살기 위해 무엇이든 잡아당기는 본능이 있어 구조하러 들어간 사람마저 2차 사고를 당할 가능성 높아서 꼭 주변에 사고가 났다는 것을 알리고 구조를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물놀이 장소를 확인하고 가족 구성원 간의 행동수칙을 정해 물놀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물놀이 특성상, 휴가철을 맞아 놀러 간 장소는 대부분 낯선 곳이라 쉽게 대처하기 어렵고 악천후까지 겹치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어디가 위험한 곳인지, 수심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꼭 확인한다.

가족 구성원간의 행동수칙을 정할때는 함께 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도록 간단하게 만든다. 가령 ‘사전에 물놀이 안전수칙을 꼭 지키고 안전요원 지시와 경고방송에 따르고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119에 신고한다’는 등의 행동수칙을 만들어 공유한다. 행동수칙이 있다면 사고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천106명 중 60%가 7월 말, 8월 초 여름휴가를 떠난다고 응답했다. 벌써 마트에선 여름휴가 분위기가 물씬 풍겼고, 주말엔 고속도로에 차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휴가계획은 세워도 정작 자신과 가족을 지킬 안전계획을 세우는 일은 아직 생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즐거워야 할 여름휴가가 돌이킬 수 없는 악몽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사전에 안전계획을 세우고 여름휴가 떠나자.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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