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도시를 여성만을 위한 도시라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여성친화도시는 도시 정책에 성평등 또는 성인지 관점을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 공간과 정책에 성역할 고정관념이 반영되어 특정 성을 차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관행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를 제약하는 요인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등을 고려하여 성평등한 참여가 이루어지는 도시를 조성해 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아이를 돌보거나 동반하는 주체는 여성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에 공중화장실에 유아용 변기와 기저귀 교환대를 여성화장실에만 설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로 인해 아이를 돌보는 남성들은 불편함을 경험하였다. 또는 공공기관에 수유실, 유아놀이방 등이 설치되지 않아서 육아를 하는 20~30대 여성들은 공공기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는데, 여성친화도시에서는 도시공간과 환경이 여성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연령, 장애, 다문화 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설계되고 조성되도록 한다.
이 외에도 여성친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거버넌스 추진기반 조성, 여성의 동등한 경제적 참여, 여성의 지역사회 활동역량 강화에 관심을 가지고, 이는 시민들이 살아가는 도시 환경과 공공정책을 성평등 관점에서 점검해보고, 누구나 자유롭게 일도 하고 생활도 영위할 수 있는 생활터전을 만드는 것이다.
여성친화도시 조성에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경험했던 불편함을 말하고, 일과 생활을 균형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성역할고정관념에 따른 차별의 경험을 드러내면서 정책과 생활을 변화시키는 주체는 시민이기 때문이다. 현재 12개 여성친화도시에서는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때, 도시의 다양성과 참여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임혜경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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