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인생이 시가 되려면

▲ 으로 등단. 시집  등 5권. 한국문인협회,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작가상 수상.
쉼터가 있는

마루터기에 오르면 쉬어야 한다

오르느라 숨이 찼던 말았던

힘이 들었던 아니든

숨 한 번은 크게 쉬고 가야지

벤치나 정자 따위는 없어도 좋다

등걸이나 펀펀한 돌멩이만 있어

앉을 수만 있다면

혹 없을지라도

날이 저물어 길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내려가는 길을 서두를 거야 없지

저항의 담벼락을 악착같이 넘어야 할 이유도

앙갚음의 독을 품을 이유도 없는데

둥치들과 어울려 더불어 사는 것이 숙명이라면

자연의 이웃들엔 약이 되는 법

인생이 시가 되려면

동양화가 되려면

여백을 한 뼘 정도는 가지고 가야 되겠지

 

정태호

<시의 의식>으로 등단. 시집 <풀은 누워야 산다> 등 5권. 한국문인협회,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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