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월드컵과 다문화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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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에서 활약한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킬리앙 음바페는 드리블 스페셜리스트, 제2의 펠레로 불리는 프랑스 축구의 유망주였다. 16살에 AS 모나코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17살에 최연소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19살이 된 올해 월드컵 결승전에서 쐐기골을 넣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의 탁월한 재능은 운동선수 출신이었던 부모에게서 받았을 것이다. 타고난 운동감각보다 더 부러운 건 카메룬 출신의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의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게 만든 프랑스의 문화적 배경이다.

 

음바페는 보답이라도 하듯이 월드컵 전 참가수당 전액을 스포츠 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월드컵이 끝난 후 우승 보너스를 합쳐 대략 4억 원 정도를 자신처럼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기부했다. 언론에서는 19살 된 이민자 2세가 보여준 이러한 선행과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분열된 프랑스를 하나로 통합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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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우리 주변에서도 다문화가정을 자주 만날 수 있다. 2016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다문화가구는 36만1천67가구이고 가구원은 96만3천17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는 다문화가구 정책수립을 위한 기초 통계자료 구축을 위해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경인지방통계청은 결혼이민자와 귀화자로 구성된 전국 다문화가구 표본의 53.7%인 1만3천432가구를 대상으로 8월30일까지 면접조사를 실시한다. 조사항목에는 경제상태, 가족관계, 생활양식, 가족문제 등이 있다. 만 9세에서 24세까지의 청소년 자녀를 위한 조사표에는 다문화 정체성, 사회적 차별 경험, 고민과 상담 경험 등의 항목이 있다.

 

음바페 같은 세계적인 스타를 발굴하기 위한 항목은 아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우리의 아이들이다. 축구공이 둥글듯 아이들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공정한 정책은 정확한 통계에서 나온다는 믿음과 함께 이 폭염 속을 헤치며 통계조사현장을 뛰어 볼 참이다.

 

김남훈 경인지방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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