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벧엘관’ 대강당서 무료공연·경품 미끼로 상품판매
학교 측은 “외부업체가 대관 관리·담당” 책임 떠넘기기
의정부시 소재 신한대학교가 무료공연과 선물을 미끼로 노인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로 전락했다.
외부행사가 열리는 신한대 벧엘관이 이같은 ‘돈벌이 장소’로 이용되고 있지만 신한대는 외부업체가 대관을 담당하고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15일 신한대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신한대학교 벧엘관 대강당에서 오전 10시, 오후 2시30분, 6시30분 등 3회에 걸쳐 ‘북한예술단 특별공연’이 진행됐다.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5시까지 진행된 2회차 공연에는 400여명의 사람들이 입장했다. 대부분이 노인들이었다.
의정부지역 곳곳에 배포된 무료공연 홍보 초대권에는 핸드선풍기와 다목적공구 드라이버세트를 경품으로 준다며 사람들을 유인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실제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태양광 설치 업체의 홍보가 진행됐고, 공연 중간마다 크루즈 여행상품, 원적외선 치료기 등의 상품 판매가 이뤄졌다.
총 행사시간 중 북한예술단의 공연은 고작 30여분에 불과했다. 나머지 2시간이 넘는 대부분의 시간이 업체들의 상품판매 시간이었다.
이렇게 무료 공연을 미끼로 한 노인대상 상품판매가 교내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지만 신한대측은 이를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벧엘관 대관의 경우 신한대가 아닌 신한 컨벤션이라는 외부업체가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특히 이날 크루즈 여행상품을 판매한 골든브릿지크루즈 업체의 경우 강원도지사와 업체 대표 등이 함께한 협약식 사진 등을 보여주며 홍보를 했지만 강원도청 담당부서에 확인한 결과 자금문제 등으로 현재까지 크루즈 선박을 운항한 적은 없었다. 크루즈 여행상품 구매 고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한대 한 학생은 “학생들의 교비로 세운 학교 강당이 말도 안 되는 돈벌이에 이용되고 있다.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는 일”이라며 “외부업체가 대관을 관리해도 신한대 건물을 사용하는 만큼 학교측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한대측은 “대관 관련해서는 학교에서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업체측에 책임을 미뤘다.
이에 대해 신한 컨벤션 관계자는 “대관사가 이전에는 정상적인 교육을 진행해 이번에도 대관을 허가하게 됐다”며 “행사 당일 이같은 문제를 감지했지만 당일 취소가 어려운 상황이라 행사를 진행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의정부=박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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