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경기지역 사회지도층 구심점 ‘기우회’ 해체 위기…이재명, 도민 의견 수렴

▲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일보 DB(2)
▲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일보 DB

50년 넘게 경기지역 사회지도층의 구심점 역할을 한 ‘기우회’가 해체 위기에 놓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잇따라 모임에 불참한데 이어 탈퇴 관련 도민 의견을 모으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우회 운영을 도가 전반적으로 맡은 만큼 도지사의 탈퇴시 기우회 운명 자체가 위태로울 전망이다.

 

이 지사는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우회 탈퇴 관련) 도민들의 의견은 어떨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번 글은 기우회 7ㆍ8월 모임에 이 지사가 불참하고, 최근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의 기우회인 ‘인화회’를 탈퇴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도에 따르면 기우회는 경기지역 주요 공공ㆍ민간기관장, 경제계, 언론계, 종교계, 학계, 사회단체 등 190여 명이 참여하는 사적 모임이다. 1966년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기관 간 업무 조율ㆍ정보 공유를 위해 만든 지역 기관장 모임에서 시작됐다. 한 달에 한 번 소집되는 기우회는 단순 사모임을 넘어 사회지도층에 도정 사항을 공유하고, 도정 기여자 표창을 통해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로 활용됐다.

 

그러나 기우회는 민선 7기 들어서면서 입지가 위축됐다. 이 지사가 지난 7월 20일ㆍ8월 31일 기우회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직으로 운영위원장을 맡은 이화영 평화부지사도 7월에만 참석하고, 지난달은 외부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전임 지사들이 거의 매달 자리를 함께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처럼 이 지사와 기우회 간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기우회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현재 기우회는 도 자치행정국 총무과에 연락사무실을 배치하고, 도 총무과장이 전체 간사역할을 맡는 등 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기우회의 성격이 도정 발전보다 단순 사모임으로 흘러간다는 지적과 박정희 정권 때 출범된 모임의 정치색이 이 지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 등이 이 지사를 압박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지사의 글이 모임 탈퇴를 완전히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지적이 있었던 만큼 운영 방안을 변화하는 부분도 모색 중”이라면서 “만약 지사가 탈퇴하더라도 인화회처럼 모임 자체는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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