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 공방… 의정부 백석천 복구 ‘하세월’

복구 2년 만에 또 훼손되자
市 “시공사 부실설계·시공 탓”
금호건설 “원인 규명 나설 것”

지난달 말 폭우로 훼손된 의정부 백석천 생태하천이 시와 시공업체간 부실시공 책임공방 문제로 번져 복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13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이틀간 의정부 지역에 436mm의 호우가 내려 하천시설, 군사시설(군부대 및 주변시설), 기타시설(주택) 등 총 16억여 원(의정부시 추산)의 피해를 입었다.

 

당시 중랑천, 부용천, 백석천 등은 하천변에 마련된 산책로와 시설이 유실되는 등 9억여 원의 피해를 입었다.

 

시는 수해를 입은 지역 대부분의 복구를 마무리하고 있지만, 하천지역은 복구를 위한 예산 등의 문제로 빠른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백석천의 경우 지난 2016년 7월 249㎜의 호우로 인해 훼손돼 복구한지 2년만에 또 다시 심하게 훼손돼 부실시공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016년 당시 피해는 백석천 하자 보수기간 중이어서 무상으로 복구가 이뤄졌지만 올해는 하자 보수기간이 지나 전액 시 예산으로 복구해야 하는 처지다.

 

시는 백석천 단순 복구비로는 5억여 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항구적으로 수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구하는 비용은 20억여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시는 감리감독을 총괄한 한국환경공단과 시공사 금호건설이 부실한 설계·시공으로 백석천이 계속 훼손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시는 내부 감사를 벌여 관계사 영업정지, 기술자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을 진행하고 근본적인 재설계 및 철저한 복구를 요구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10일 한국환경공단과 금호건설에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오는 15일까지 처리계획을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는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를 끝내려고 한다”며 “백석천 복구의 경우 다툼의 여지가 있어 늦어질 수 있겠지만,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경우 우선 복구 후 구상권 청구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 관계자는 “부실시공이 아닌 집중호우로 인해 토사가 발생하면서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부실시공으로 밝혀진 것도 아닌데 시가 앞서가는 것 같다. 설계사와 협의해 원인을 규명하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박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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