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롯데백화점 시설 미분리된채 인수, 수십억원 혈세 낭비 상황 처해

▲ 롯데백화점1
▲ 롯데백화점

부천시가 롯데백화점 중동점이 20년간 무상으로 사용해 오던 시 소유 미관광장과 지하에 조성된 주차장을 20년 만인 지난해 12월 기부채납받았으나 기계· 전기· 소방· 수도 등 부대시설을 백화점 시스템과 분리하지 않은채 방치해 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시와 롯데백화점 측에 따르면 지난 1996년 백화점 건설 당시 LG백화점(현 롯데백화점)은 중동 1139번지 시 소유 미관광장 4천177㎡과 지하에 519면의 주차장을 조성, 20년간 사용 후 기부채납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무상사용 협약기간이 2016년 12월19일 만료된 이후에도 계속 유상임대해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롯데백화점 측은 영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유상임대를 포기, 곧바로 모든 시설물을 시에 인계했다.

 

결국 지하주차장은 시설관리공단이 위탁 운영하고, 근린생활시설은 입찰을 통해 임대되어 영업 중이다.

 

그러나 인수과정에서 지하주차장의 부대시설인 기계· 전기· 소방· 수도, CCTV 등이 별도로 설치되지 않고 백화점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ㆍ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유주가 다른 필지에 시설을 별도로 건축하지 않아 설계상의 문제가 있었는데도 협약 당시 양측은 시설의 분리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물론 당초 계약서상 ‘설계상태’로 반환한다고 명시해 제반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시는 단독운영을 위한 시설분리계획을 세우고도 6억~8억 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백화점 측에 전기와 수도료 등을 지불하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 되고 있다.

 

시민 C씨(55)는 “대형 백화점을 유치한다며 수십년간 공짜로 땅 빌려준 것도 모자라 건축의 분리를 위해 세금이 낭비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탁상행정”이라며 “인수 후에도 백화점은 주차장, 통로 등을 그대로 이용하며 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시는 남의 일 보듯 방치하고 있다”고 분노를 터트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과 미관광장 분리 추진을 위해 변호사 자문을 구하는 등 법적 검토에 나섰으나 무상 사용허가서 기준으로 시가 백화점 측에 분리 가능한 별도의 시설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예산을 세워 분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오세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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