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단상] 시정 운영 100일, 성남을 스케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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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은 민선 7기 성남시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이 되는 날이자, 성남 시민의 날이기도 하다. 그 간의 과정을 돌아보고 성남시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본다.

취임 후 여러모로 화제가 된 아동수당은 지난달 21일 현재 98.7%의 체크카드 신청률을 기록하며 안착에 성공, 전국 최초로 만 6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차별 없이 모두 지급할 수 있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실어준 시민 여러분 덕택에 지역전용 체크카드로 활용 가능해졌다.

아동의 권리와 복지증진을 생각하고,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성남시를 만드는 데 뜻을 모아준 시민의 배려와 참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성남시의 아동수당은 대한민국 대표 복지도시의 명성을 이어갈 한걸음의 전진일 수 있겠다.

아동 복지뿐만 아니라 청소년 교육을 위해서도 앞장서왔다. 아동수당과 마찬가지로 지난 9월부터 고교 무상급식을 도입했다. 한 해 200억 남짓 예산이지만 100% 아동수당, 100% 고교 무상급식을 향한 시민의 뜻을 적극 반영했다.

이 밖에도 소멸할 위기에 놓인 공원들을 시민 품으로 돌려 드리기 위해 공원일몰제 대비 공원녹지조성기금을 추가 편성했고, 지난 9월에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국제의료관광컨벤션을 주최해 의료 및 메디 바이오산업의 역량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제 성남 시민과 함께 또 다른 비전을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그 키워드는 바로 문화, 재생, 일자리 그리고 참여이다.

올해로 시 승격 45주년을 맞이한 성남은 구도심과 신도심 모두 재개발, 리모델링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상당히 높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남을 나타낼만한 뚜렷한 정체성이 없는 현실을 감안, 이러한 도시환경정비에 성남이라는 브랜드의 뚜렷한 철학과 스토리를 더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성남시에서 특강을 한 유현준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도시를 만들 때 건축물 자체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그 건축물이 담아내는 삶을 바라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즉 도시를 상징하는 멋들어진 랜드마크도 중요하지만, 기억과 추억, 역사의 가치를 성남만의 문화로서 녹여야 한다. 시민이, 지역이, 더 나가 지역공동체가 주도하여 공간을 혁신하고 재생을 통해 지역경제를 보다 활성화할 수 있게 새 판 짜기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더 나은 시민의 삶을 위한 ‘제대로 된 일자리’에 대해 고민하고 역할을 다할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청년 스스로 청년 정책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청년명예 부시장과 청년위원회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의 경우 최근 성남시가 수행기관 우수 평가를 받은 명성에 걸맞게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한 가지 더 강조하고자 한다. 글로벌 경쟁 단위가 ‘국가’에서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성남을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성남의 재도약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과 경쟁만 있는 게 아니라 원도심, 구도심의 양극화와 격차를 훌쩍 뛰어넘는, 도시와 기업이 상생하며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실현하는 곳으로 구현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 발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물론, 도시 균형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미래를 향한 힘찬 전진에는 시민참여가 우선이다. 그러려면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같은 이해를 지닌 시민이 모일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결되어야 한다. 이에 더 확대되고 진화된 시민참여, 더 과감하게 열리는 시민을 위한 행정을 위해 10월 중 선보일 성남시의 시민청원제도가 그 가늠자 역할을 충실히 하리라 생각한다.

지난 100일은 그야말로 성남의 제2의 도약을 위한 용틀임의 시간이었다. 성남!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은수미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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