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필자의 첫 아이는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매우 건강한 모습이었다. 필자는 새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 그 자체가 인생 전환점이 되었고, 사람으로서 출생에서 출산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이 소소한 행복을 아는 사람으로서 완성되었다.
임신부라면 누구나 건강하고 예쁜 아기를 낳고자 소망한다. 하지만 유산될까 노심초사, 혹시나 하는 불안감과 초조함, 순환이 잘 되지 않아 팔다리가 저리고 붓고를 반복, 몸살이 오고 소화를 못 해도 약을 복용하지 못한다. 고통은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한 임신부의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참고 견디는 고통을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라는 말로 위로하며 모성애(母性愛)로 발현된 것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새근새근 자는 솜털 아이를 영재 만들고, 서울대 보내고, 대통령을 만들었다. 희망은 큰 에너지와 힘이 되었고, 아이 존재만으로 행복이 저절로 가득했다. 필자의 분신인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 속에서 또 다른 아이를 임신했다.
딸에서 직업인 그리고 며느리, 이제는 엄마의 역할까지 주어졌다. 선택은 내가 했고, 아이에 대한 막중한 책임과 양육이라는 임무까지 감내해야만 했다. 힘들지만 그 아이들이 주는 행복이 컸었다고 필자는 회고한다.
요즘 사회 공학적 변수가 하나씩 늘어나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것은 곧 인구 감소를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은 인구 정체 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저개발국일수록 인구 증가 추세가 강하다. 바로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인간의 욕망과 사회 현실이 다변화돼 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경제적으로 부(富)가 축적되면서 여성들도 경제 사회의 일원으로 독립적 경제를 꾸릴 수 있는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커리어 우먼(Career woman)들을 보자. 전문적인 직무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고, 장기적인 업무에 종사하며, 결혼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 독신(a celibate)들이다. 점점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1인 가구가 늘고 소비경제도 1인 소비체제로 급변한다. 이런 저변의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독신주의자나 동성애자들이 늘면 늘수록 인구문제는 심각해진다는 사실이다.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근본부터 다시 풀어야 한다.
현대 사회가 가장 기본적인 출산의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보장이나 정책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현대 시대상에 맞게 희생만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누구나 ‘출산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리’(The Right to enjoy the happiness of childbirth)로서 존중되어야 한다. 출산은 행복이어야 한다.
부모가 행복해야 행복한 아이를 낳고, 아이가 행복하니 사회가 더불어 행복할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출산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하는 식의 문제가 아니다. 필자는 출산 포기를 포기하고 출산으로 인해 사람이 더 사람다워졌으면 한다. 더 나아가 축복되고 경이로운 만남 자체가 지구 상에서 대한민국의 존립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싶다.
김양옥 한국출산행복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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