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강남에서 카페에 자리를 잡기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두세 군데 정도 돌아다녀야 겨우 한 테이블을 잡을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커피의 위상이 실로 대단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국민 한 명이 377잔 정도를 마셨다고 하니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커피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에그커피, 치즈커피, 럼주커피. 이 중에서도 가장 상상이 안 되는 조합은 대만에서 인기 있다고 하는 ‘소금커피’다. ‘단짠단짠’이라는 신조어처럼 소금은 단순히 짠맛을 내는 조미료의 영역을 넘어 디저트 분야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이는 소금이 쓴맛을 잡아주고 단맛은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는 필수 양념이기 때문이다.
음식에서뿐만 아니라 소금은 생명을 영위하는데 있어서도 필수불가결하다. 소금은 체내 삼투압을 유지해주고 뇌에 보내는 전기 신호를 만든다. 물론 오늘날에는 현대인들의 과다한 소금 섭취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소금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미네랄로서 미량이더라도 외부로부터 꾸준히 섭취돼야 한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가 사람의 몸이라면, 정치에도 그 작동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소금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정치자금이다. 정치자금은 자칫 ‘불법’, ‘수수’와 같은 단어와 연결돼 부정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정치를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정치자금도 있다. 합법적으로 모인 후원금과 기탁금이 그것이다.
정치활동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이를 정치인 등이 전적으로 조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정치후원금 제도가 없다면 정치인 등은 특정인이나 단체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게 되고 이는 편향된 정치활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우리 정치자금법은 정치인들이 후원금과 기탁금의 형태로 합법적인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후원금이란 정치인의 후원회를 통해 기부하는 금전 등을 의미하고, 기탁금이란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정당에 기탁하는 금전 등을 말한다. 후원금은 개인당 연간 2천만 원, 1회 500만 원 이하로 여러 후원회에 나눠 기부할 수 있으며, 기탁금은 연간 1억 원까지, 1회 1만 원 이상 납부할 수 있다. 한편,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은 후원금은 납부할 수 없으나 기탁금은 낼 수 있다.
또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면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부자의 경제적 손실 없이도 건전한 정치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정치후원금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치후원금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용카드, 신용카드포인트, 간편결제 등으로 손쉽게 기부할 수 있다.
소금은 너무 많이 먹어도 적게 먹어도 건강에 좋지 않다. 과다하면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고, 부족하면 생리 대사 작용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자금은 다르다. 정치의 소금과 같은 정치자금은 ‘얼마나’ 많은지보다 ‘어떻게’ 모인 것인지가 중요하다. 합법적으로 모인 정치자금이라면 많든 적든 우리 정치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생명에 필수적인 소금처럼 정치라는 생물을 건강하게 유지해줄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자금은 바로 우리 손에 달렸다.
임주현 용인시기흥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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