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앞 기자회견 “경찰 수사내용, 네티즌보다 못해”
민갑룡 청장 “최선 다해 내린 결론” 김씨 檢 송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자신의 아내 김혜경씨라는 경찰 수사결과와 관련, “그 계정 주인은 제 아내가 아니다”라며 재차 부인했다. 또 “(경찰은)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며 경찰 수사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이에 경찰은 “법과 절차에 따라 진실은 규명될 것”이라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이 지사는 19일 도청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지사는 “경찰은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비슷한 몇 가지를 끌어모아 (계정 주인을) 제 아내로 단정했다”며 “수사 내용을 보면 네티즌 수사대보다 오히려 판단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생각도 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찰이) 차고 넘치는 증거 중에서 그게 이재명의 아내라고 하는 데에 목표를 정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리 친절하게 기소 예정이라는 것을 이틀 전에 영화 예고편처럼 제시했다”며 “때리려면 이재명을 때리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한테 뱉으라. 죄 없고 무고한 제 아내와 가족을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이 지사가 경찰 수사를 두고 불만을 표시한 데 대해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반박했다. 민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결과는) 수많은 자료 분석 절차를 거치고, 압수수색 영장으로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얻은 결론”이라며 “각자 입장에서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검찰 판단 단계가 남아 있고 여러 관점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보충 수사가 이뤄지지 않겠나. 그 과정에서 진실이 규명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 한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알려진 증거가 전부가 아니다”며 “지금은 자세히 밝힐 단계가 아니지만 기소가 되고 재판이 시작되면 결정적인 증거들이 공개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된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김씨는 올해 4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08__hkkim)을 사용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라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 및 아들 준용씨와 관련된 허위사실을 유포, 문 대통령 측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양휘모ㆍ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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