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억 들인 평택 한국소리터 공연장 ‘개점휴업’

무대예술 전문인 미채용 569석 규모 ‘지영희홀’ 활용 못해
수탁기관 배짱운영 지적… 문화원 “인건비 예산과 안맞아”

평택시가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2011년 개관한 한국소리터 운영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핵심 공연장인 ‘지영희홀’이 개점휴업 상태로 전락한데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21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평택문화원은 시와 위·수탁협약을 체결하고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월 말까지 2년 동안 한국소리터를 운영했다.

또 시가 지난해 11월에 개최한 적격심사위원회에서 본부장이 관장을 겸임하는 등의 조건부로 2017년부터 올해 말까지 2년 동안 한국소리터를 운영하는 수탁자로 재선정됐다.

그러나 평택문화원은 수탁기간 만료 1개월을 앞둔 11월 현재까지도 무대예술 전문인을 채용하지 못해 569석 규모의 공연장인 ‘지영희홀’이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공연법’과 동법 시행령의 ‘무대예술 전문인의 배치 대상별 기준’에 따르면 ‘지영희홀’은 무대기계, 무대조명, 무대음향 각각의 3급 자격증을 소지한 무대예술 전문인을 채용해야 한다.

시도 평택문화원과 체결한 위·수탁협약서 제7조에 ‘관장과 무대예술 전문인력을 포함해 6명 이내의 정원’을 두도록 하는 등 무대예술 전문인 확보를 분명히 했다.

특히 ‘지영희홀’을 공연장으로 등록한 2015년에 공문 발송, 2017년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시의 지도·점검 등에서 무대예술 전문인 미채용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평택문화원은 수탁 초기부터 지금까지 2명, 또는 1명의 무대예술 전문인만 채용하는 등 법적 요건인 3명 모두를 확보하지 못했다.

올해 초에는 한국소리터를 정상화시키겠다면서 3개월여 동안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운영했지만 무대예술 전문인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헛구호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했으나 수탁기관이 법을 무시한 배짱운영으로 ‘지영희홀’이 공연장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시민 A씨는 “공연장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없도록 한 책임을 물어 평택시가 진작에 계약을 해지했어야 한다”면서 “한국소리터를 운영한 평택문화원은 평택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평택문화원 관계자는 “무대예술 전문인들의 인건비가 현실적으로 소리터 예산과 맞지 않는데다 근무지의 접근성 때문에 채용이 쉽지 않다”면서 “그동안 주어진 여건에 맞춰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한국소리터는 국비와 지방비 256억 원을 들여 부지면적 2만7천여㎡, 건물 연면적 7천200여㎡ 규모로 2011년 11월 11일 개관했다.

한편, 시는 올해 지도·점검 결과를 통해 확인된 한국소리터 수익금 부정적 사용에 대해 1천500여 만 원 규모의 환수 조치를 내렸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