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인천지역에서 발생했다. 중학생 4명이 동급생 한 명을 집단폭행하여 추락사(현재 수사중)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이 사건은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 커다란 이슈로 떠올랐다.
이는 청소년시기에 일어날 수 있는 단순한 폭행사건으로 볼 수도 있었지만, 언론을 통해 사건 내용이 이슈화되고 점차 다문화학생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사망한 학생은 러시아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부모는 현재 이혼하고 엄마와 단둘이 사는 한부모 가정이며 다문화 가정으로 어려운 생활속에서 우리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사촌이었다.
통상적으로 ‘다문화’라 함은 다양한 문화와 인종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하나의 사회나 국가 안에서 서로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면서 공존하는 것을 말한다. 이주노동자가 증가하던 1990년대에는 우리나라 정부에서 다문화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등장하지 않았으나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2000년대 중반 사회적으로 다문화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다문화주의(多文化主義)의 ‘다문화’라는 뜻은 ‘많을 다(多)’자에 ‘문화(文化)’라는 말이 붙어서 ‘여러 나라의 생활양식’이라는 뜻이다. 다문화주의 이념은 1970년대에 서구 민주주의 사회에서 전면적으로 등장했고, 대한민국은 1980년대 말 이후에 다문화주의의 민족국가와 소수집단 현상이 등장했다고 한다.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단일한 민족 국가들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문화를 서로 인정하고 교류하고자 여러 문화를 존중하고자 하는 이론으로 여성문화, 소수파문화, 비서양문화 등 여러 유형의 이질적인 문화의 주변 문화를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자는 입장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상호존중과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자는 뜻과 달리 다문화라는 인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후 정부는 이러한 다문화에 대한 관심 속에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하고 다문화가족에 대한 다양한 시책과 정책을 개발하면서 다문화가족을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언어발달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다문화 가족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다문화가족이란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이나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의 사람과 결혼을 하거나 서로 문화를 공유하며 살아가는 구성원을 칭한다.
하지만 10여년이 흐른 요즈음 우리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외국인과 결혼한 가족은 외국인 가족이라 부르고, 베트남 등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등 아시아권 외국인과 결혼하여 사는 사람들 즉,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족을 다문화가족으로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노력에도 다문화라는 용어 자체가 차별적 의미를 내재하여 오히려 사회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문화가족은 우리 생활에 다양한 문화를 전파하는 매개체로서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하나의 가족 형태이기 때문에 이제는 다문화라는 용어를 지양하고 외국인가족 나아가서는 우리 가족, 대한민국 가족으로 편견이 없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다문화가족을 끌어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진정 다문화가 다문화를 위한 다문화인지 고민해 볼 일이다.
박세윤 인천시청 보훈다문화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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