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 융릉

숨어서 흘린 눈물 가슴에 흥건하다

온몸이 묶이어 무수히 남은 상처

자정의 깊은 어둠에 촛불 하나 밝힌다.

사방에 길이 막혀 웃음을 잃은 분노

핏발 선 눈을 뜨고 커다란 벽에 서서

앓아서 뼈대만 남은 가슴을 다 보인다.

신음의 땀을 먹고 커가는 소나무들

발자국을 지키고 그림자도 피 흘리는

메마른 목어의 꿈만 하늘에 닿아간다.

 

신강우

전남 고흥 출생, 시조집 <청학동> <섬진강> <일년초>.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회의, 열린시학회, 한국시조시인협회, 경기시조시인협회 회원, 경기시조문학 대상, 열린문학상, 조선시문학상, 한국시조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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