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백석역 난방배관 파열 사고로 숨진 사망자가 딸과 예비사위와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5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숨진 손모(69)씨는 전날 사고 직후 배관이 터진 지점 근처에서 발견됐다. 당시 손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뒷좌석에서 발견됐고, 차량은 패인 도로 앞쪽이 빠진 상태였다. 앞 유리창도 대부분 깨져 있었다.
경찰은 오후 8시 40분께 손씨 차량 주변에서 매설된 난방공사 배관이 갑자기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순식간에 물기둥이 솟구쳤고, 토사와 함께 손씨의 차량을 덮쳤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순간적으로 치솟은 뜨거운 물이 한꺼번에 차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중화상을 입고 고립된 피해자가 뒷좌석으로 탈출하려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손씨는 20년 전 부인과 헤어진 뒤 혼자 생활해 왔으며, 매주 1~2번 씩은 꼭 큰딸 내외 또는 작은 딸과 저녁 식사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딸 손모(28)씨는 인터뷰에서 "오후 11시50분쯤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조금 전까지 웃으며 밥을 먹었던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내년 4월에 결혼하는데 아빠는 손자·손녀 보다 너희 둘만 잘 살면 된다고 자주 말씀해 주셨다"라며 울먹였다.
연락을 받고 수원에서 올라온 큰 사위 박모(49)씨도 "이번 주말 저녁을 먹기로 어제 통화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라며 갑작스런 장인어른의 죽음에 망연자실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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