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군공항 이전 문제’ 해결 믿음 가져야

2018년을 마감하는 지난해 12월 31일 수원화성 군공항 정문 앞 1인 시위 현장을 찾았다. 군공항이전 수원 시민협의회에서 벚꽃피던 4월부터 시작한 군공항이전 촉구 릴레이 1인 시위는 이제 수원시 통장협의회의 참여로 확대되어 어느새 겨울을 맞이했다. 유독 추웠던 날씨에 1인 시위에 참여하신 통장님들의 모습을 보니 감사한 마음과 함께 새해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섰다.

그동안 1인 시위에 참여했던 많은 분들이 세대에 걸쳐 50년 이상 군공항 주변에 살고 계신다. 전투기 소리가 시끄러워도 고향을 쉽게 떠날 수 없다던 이 분들이 군공항이 이전하는 것이냐고 물어볼 적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력중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어 송구스러울 뿐이다.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인 화성시 화옹지구에서 5.8㎞ 떨어진 곳에는 미 공군 사격장의 폭격소음과 안전사고 위험에 시달렸던 매향리가 있다. 매향리 주민들이 사격장으로 겪은 고통은 화성시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기억해야 할 아픔이다.

수원화성 군공항 역시 매향리 사격장처럼 6·25 전쟁 발발 이후 설치되었다. 그러나 매향리는 사격장이 폐쇄되며 주민들이 고통에서 벗어난 데에 반해 수원화성 군공항은 여전히 주민들과 지척의 거리에서 훈련이 진행되며, 소음피해와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화성시민들 중 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군공항 이전을 두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군공항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주변에 정착한 주민들이 이제 와서 민원을 넣어 군 공항을 옮기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향리 주민들처럼 수원화성 군공항 주변에도 오래 전부터 그 곳을 고향으로 살아온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수원과 화성 동부지역으로 도시화에 따른 타지에서의 인구 이동이 많아지면서 그 존재가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다. 매향리 주민들이 겪어온 고통의 세월과 이들이 겪어온 세월이 과연 다른 것일까?

그리고 반대측 주장처럼 군공항이 과연 도시성장의 저해 요인인지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군공항이 있음에도 수원과 화성 동부권은 계속 성장해 왔다. 도시의 성장은 사람들이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직장의 존재와 교통, 교육시설과 같은 생활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가에 달려 있다.

화성시의 경우 동탄을 대표로 하는 화성 동부지역에 비해 성장요인이 적은 서부지역은 오히려 군공항 이전에 따른 지원사업으로 생활 기반시설과 일자리가 창출됨에 따라 지금보다 더욱 활기를 띄게 될 것이다.

현재 군공항 주변지역의 낙후된 환경을 보며, 신 군공항 이전에 따른 지원사업이 과연 주변지역에 발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곤 한다. 그러나 60년도 더 된 군공항과 새롭게 지어질 군공항을 동일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 건설되는 군공항은 사전에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로 현재와 같은 주변 건물의 층고 제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

또한, 소음피해 역시 소음완충지역 확보와 내륙이 아닌 바다 방향으로 전투기가 이륙함에 따라 대폭 감소되며, 특히 매향리의 경우는 수원화성 군공항으로부터 매향리와 비슷한 거리에 위치한 지역 상황을 대입해 보아도 피해가 미미하다.

겨울철 온도 조절이 안돼 까맣게 탄 자국이 있던 할머니 집의 아랫목이 시간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 할 수 있는 보일러가 생기면서 이젠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듯이 새롭게 이전되는 군공항은 현재의 문제점이 해결되고 개선된다. 2019년에는 수원과 화성 주민들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 ‘사람답게 생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함께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하며, 수원시민협의회의 역할에 대해 마음을 다져 본다.

장성근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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