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잃고 쓰러진 승객 발견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 진행
‘응급상황 대응 유공교원 표창’
“아저씨, 119에 신고 좀 해주세요!”
지난 12월24일 오전 8시께 모란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남성이 지하철 안에서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기 때문. 바로 옆에 있던 성남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 소속 송종현 교사(34)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응급조치를 시작했다.
호흡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한 송 교사는 바로 앞에 있던 승객에게 신고를 요청했다. 그는 온몸이 축 늘어진 남성의 가슴에 두 손을 얹고 가슴압박을 했다. 생전 처음 겪는 상황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느낌이었지만, 가슴을 누르는 두 손은 쉬지 않았다. 오롯이 이 남성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온몸을 감쌌다.
많은 이목이 쏠린 송 교사의 두 손은 쓰러진 남성의 의식이 천천히 돌아오면서 멈출 수 있었다. 약 1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쉬지 않은 송 교사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출근길 생(生)과 사(死)를 오간 이 남성은 역사에서 기다리던 역무원의 부축을 받고 내렸다.
지난 2010년 3월 안산 대부중ㆍ고교를 시작으로 교단에 선 송종현 교사는 평소 교사로서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다. ‘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특수교사의 꿈을 키웠다는 송 교사는 “그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제가 아니었어도 다른 누군가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것”이라며 “심폐소생술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업을 잘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만큼 앞으로 특수교사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성남교육지원청은 지난 2일 신속한 응급처치로 시민의 생명을 구한 송종현 교사에게 교육장 명의의 ‘응급상황 대응 유공교원 표창장’을 수여했다.
성남=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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