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제국을 소유한 농부가 되는 방법

포르투갈 최고의 시인이자 20세기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페르난두 페소아가 쓴 ‘불안의 책 (Livro do Desassossego)’에서 저자는 ‘인생이란 우리가 인생에 대해 품는 생각’이라고 말한다. 그 예를 자신이 소유한 경작지가 전부라고 여기는 농부에게 그 땅은 제국이 될 수 있지만, 자신이 소유한 제국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황제에게는 오히려 그 제국은 한 조각의 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우리 인생을 어떻게 관조하고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가난한 농부이지만 제국을 소유할 수도 있고, 황제이지만 단지 땅 한 조각을 소유한 가난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12월 지로용지를 25~70세 가구주에 발송하는 형식으로 자발적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그 근본은 적십자회비가 ‘전 국민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대국민 성금’이기 때문이다.

적십자회비 납부는 자율사항이지만 고지서 형태로 발송되는 점 때문에 일부 시민들이 의무사항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비판하는 시민들도 있다. 고지서(지로) 형태로 발행되는 이유는 금융기관, 가상계좌, 편의점, 스마트폰, 인터넷 등을 통해 쉬운 기부 편의성을 도모하고 전 국민이 십시일반 참여하는 대국민 성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함이다.

또한, 지난 1905년 적십자 설립이래, 국제적십자운동 정신에 의거 정부 인도주의 사업의 보조자로서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면서 대한민국 법률에 의거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은 적십자 회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기에 전 국민의 자율적 참여 대국민 성금을 ‘적십자회비’로 부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개사한 지 30여년이 흐른 지금, 인천시민이 참여해주신 적십자 회비를 통하여 아프고 약한 이웃을 위한 여러 인도주의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특히,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거 재난관리책임기관 및 긴급구조지원기관으로서 자연·사회재난시 이재민 지원 사업과 전개하고 약 6천여명의 적십자봉사원들과 함께 인천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을 돕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적십자 인도주의 사업은 십시일반 참여하는 인천시민의 따뜻한 자발적 나눔과 각종 인도주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적십자 봉사원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는 적십자 인도주의 사업의 효과적 실천을 위해 2019년 적십자회비 모금 21억원을 목표로 4월30일까지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300만 인천시민의 따뜻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 인간의 고통을 경감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이 구체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이 가진 내가 한없이 부족하다 생각하여 더 많이 갖기를 희망할 수도 있으며, 내가 가진 것이 다른 사람의 기준에는 한없이 부족하나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우리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인천시민들 모두 적십자와 함께 제국을 소유한 농부가 되길 기원해본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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