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원 ‘국내 트램도시’ 최적지

폴란드 바르샤바와 체코 프라하는 수원시와 공통점이 많다.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이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바르샤바와 프라하는 구시가지가, 수원은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됐다.

머지않은 미래에 세 도시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생길 것 같다. 바로 ‘트램’이다. 바르샤바와 프라하에서 트램은 핵심 대중교통 수단이다. 프라하 도심 구석구석을 다니는 30개의 트램노선(총연장 150㎞)은 시민과 관광객의 발이 되고 있다. 바르샤바 역시 24개의 트램노선(총연장 120㎞)이 도심 곳곳을 거미줄처럼 연결한다.

수원시는 지난 11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공모’ 1차 평가를 통과하며 ‘국내 1호 트램도시’를 향해 첫발을 뗐다. 수원시가 도입을 추진하는 무가선 저상트램은 도로에 설치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로 친환경 미래 교통수단이다. 승차인원은 200~250명에 이르고, 1㎞당 건설비용은 200억 원가량으로 지하철(1천300억 원)의 1/6 수준이다. 무척 경제적이다.

수원시가 실증노선 공모에 제안한 구간은 수원시가 계획한 트램 노선 중 일부인 장안문에서 kt위즈파크까지 1.5㎞다. 수원시는 수원역에서 행궁동, 장안문, 장안구청에 이르는 6.5㎞ 구간에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트램은 수원시의 목표인 ‘자가용이 없어도 불편함 없는 도시’ㆍ‘사람 중심 도시교통 체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시는 국내 최고 수준의 트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민선 5기 시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0년부터 그 어느 도시보다 적극적으로 트램 도입을 추진해왔다. 트램 도입을 위한 연구를 하고, (원탁)토론회·정책포럼 등을 꾸준히 개최했다. 2016~2018년에는 트램 도입에 필요한 3개 법령(도시철도법 개정안·철도안전법 개정안·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정비하는 데 앞장섰다. 시민들에게 트램의 효용성과 필요성을 알렸고, 법제화에 앞장서 왔다. 수원시의 트램추진 역사는 대한민국 트램 역사와 함께해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원시가 추진하는 트램은 단순한 출퇴근용 교통수단이 아니다. 수원시 트램노선에는 철도역(수원역), 문화유산(수원화성), 전통시장(수원남문시장), 스포츠경기장(수원종합운동장) 등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있다. 트램은 효율적인 대중교통 수단이자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트램 차량 기지가 들어설 ‘북수원복합환승센터’는 수원북부외곽순환도로 조원 IC에 인근에 건립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도시철도가 연계되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는 그동안 트램 도입 예비타당성 조사, 민간 적격성 조사를 의뢰하며 기본설계수준 이상으로 사업 준비를 했다. 실증노선으로 선정되면 즉시 실시설계를 추진할 수 있을 정도다. ‘준비된 트램 도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수원시가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시범도시로 선정되면, 2021년에는 바르샤바, 프라하처럼 수원에서도 트램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백운석 수원시 제2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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