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민요보존회 어영애 단장 “조상의 삶 녹아든 평택민요 전승 앞장”

농요·어로요·장례요 3개 종목
지역 정체성 담겨 소중한 가치

‘인간답다는 것은 의미 있는 장소로 가득한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평택사람들의 삶과 죽음, 노동을 고스란히 담아낸 ‘평택민요’(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8호)를 발굴, 보존해가는 평택민요보존회 어영애 단장(63)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천생 소리꾼인 어 단장에게 평택이라는 공간은 도처에 의미로 넘쳐난다. 논으로, 바다로, 삶의 마지막 장소인 무덤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평택지역 곳곳을 발로 뛰며 노력한 결과 마침내 2009년 3월 ‘평택민요’의 경기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이끌어냈다.

백성의 사상과 생활, 감정을 담은 것이 민요라면, 평택민요는 평택사람들의 삶을 원형으로 만나고 지역의 정체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다.

지금은 더 이상 민요를 부르지 않는 시대다. 어 단장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평택민요는 잊히고 영영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평택민요’는 무형문화재 중에서도 독특하다. 무형문화재 가운데 유일하게 3개 종목을 하나로 묶어 지정했다. 고기잡이할 때 부르는 ‘어로요’, 들에서 논농사를 지을 때 부르는 ‘농요’, 죽음의 마지막 의식인 ‘장례요’가 그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노동의 고된 일상, 그리고 종국에는 죽음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어 단장이 지켜낸 평택민요는 고단한 노동을 견디게 해주는 흥겨운 가락(농요, 어로요),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애도, 남은 자를 위로(장례요)하며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어영애 단장은 “처음에는 발굴까지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승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꼈다”면서 “시민과 함께 전승하고, 보존하는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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