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특별한 거 없어 그냥 하는 거야,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저스트 두잇(just do it) 하는 거지, 막상 해보면 별게 아닌 게 많아, 단지 시도하는 인간의 역할이 있을 뿐이지.”
어른의 쓸모에 관한 책 중 한 문구이다. 주인공인 67세의 쓸모 있는 어른이 인생의 스톱(stop) 신호를 만난 40대의 또 다른 주인공에게 전해주는 쓸모 있게 사는 방법이다. 기자생활 15년차인 40대는 인생의 스톱(stop) 신호에 걸린 채 어른 삶에 필요한 답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인생이다. 67세 어른 주인공이 40대 주인공에게 전하는 쓸모 있게 인생 2막을 살아가는 법은 간단하다.
하나, 매일 아침 브런치를 만든다(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한다). 둘, 사는 공간을 잘 만는다(심플하게 산다). 셋, 필요에 따라 집을 뚝딱 고친다(입만 나불대는 꼰대가 아니라 손을 쓸 줄 안다). 그는 이 같은 매뉴얼을 중심으로 할 일을 스스로 찾아 하며 자신의 쓸모를 즐긴다.
인생 2막에 들어선 베이비 붐 세대(1955년~1963년)라면 한 번쯤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나이가 들수록 할 일과 쓸모가 더 절실하다. (진의야 어찌 됐던) 김현철 전 대통령경제보좌관의 “50~60대는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야 된다”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말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어렵기가 버금간다는 2019년도 달력의 첫 장이 넘어갔다. ‘개들처럼 인구가 많았고 생존력이 강했다’는 생존의 전설 ‘58년 개띠’를 비롯한 베이비 붐 세대들은 올 한해가 그 어느 해보다 버겁고 두렵다.
이들은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 ‘콩나물 교실’과 ‘뺑뺑이 추첨 고교 입학제’, 치열한 대입 경쟁과 학비 전쟁을 치러야 했다. 10·26 및 12·12 사태 등 정치적 격변을 지켜봤고,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도 몸으로 겪어내며 오늘에 왔다. 이 같은 격정의 세월을 달려 인생 1막의 끝자락까지 왔지만, 숨 돌릴 틈도 노후 안전망도 없이 인생 2막을 맞닥뜨리고 있다.
인생 2막의 그림은 막막하다. 아무리 생존의 전설이라도 일선 현장에 있을 때 말이지, 일손을 놓고 뒷방으로 물러앉은 지금에선 전설도 소용이 없다.
연금이 비교적 넉넉한 공직자나, 대기업 출신 등 경제적 노후 걱정이 덜한 퇴직자라 해서 행복한 인생 2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돈 걱정이 없더라도 쓸모없이 몇 개월만 지내면 10년은 더 폭삭 늙었다는 걱정을 곳곳에서 듣게 될 것이다. 마흔이건 예순이건 일을 놓고 스스로 쓸모를 만들지 못한 운명이 그렇다.
주인공이 말하는 쓸모는 부자가 되고, 화려한 인생을 만드는 기술이나 노하우가 아니다. 요리하는 즐거움, 생활공간을 심플하게 만드는 재미, 집에 손님 오는 것을 좋아하는 습관으로 자신의 고독사를 방지하는 지혜 등으로 인생 2막에 기름칠을 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나간다. 모두 나의 소소한 쓸모를 찾아가는 어렵지 않은 방법들이다.
“스스로 쓸모를 찾는 것, 그게 나의 삶을 응원하는 훌륭한 방법이란 걸 알고 있을 뿐이야 난 새 삶에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어.”
주인공은 자신의 쓸모를 스스로 찾고, 응원하며 인생을 즐긴다. 그 주인공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인생, 잘 만든 드라이버만큼 유용하게 살아가고 있어?” 우리의 대답은 ‘Just do it 2019’이다.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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