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여성 체감 가정폭력 여전

부천시 관내 여성이 체감하는 가정폭력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천여성청소년재단은 17일 가정폭력에 대한 실태조사 연구를 시행, 통제나 폭력을 경험한 여성이 전체의 53%를, 통제와 폭력 모두를 경험한 여성은 전체의 2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단은 여성안전에 대한 대안마련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부천 관내 거주 여성(20~65세) 522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지역별로는 성곡동 행정복지센터 권역과 소사본동 행정복지센터 권역에서 ▲신체ㆍ언어 등 물리적 폭력 ▲생활비 미지급 ▲성적 폭력ㆍ위협ㆍ방치 등의 경험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접적이고 물리적 폭력과 다른 친정 식구와 친구를 만나지 못하게 하거나 바람피운다고 의심하는 등 유형에는 ▲심곡본동 ▲소사본동 ▲괴안동 ▲오정동 ▲성곡동 행정복지센터 권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에 대한 대응에는 부천 여성들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2%는 그냥 있거나 도망치는 등 소극적 대응으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웃이나 가족들과 의논하는 대신, 상담소나 피해자 지원기관에 도움을 청하는 경우는 3%대로 파악됐다.

이는 여성들이 가정폭력을 사회적 문제로 보기보다는 개인적인 사안으로 한정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폭력 수준에 대한 이해 역시 개별적으로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숙 부천여성청소년재단 대표는 “중앙정부나 광역단위 차원의 가정폭력에 대한 연구는 있었으나 기초지역자치단체에서의 연구는 처음 시도된 것으로, 조사연구 뿐아니라 정책 대응에 있어서도 숨겨진 폭력인 가정폭력의 특성상 여러 기관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관내 경찰서와 연구진, 지역내 젠더 폭력 관련기관의 협조를 바탕으로 안전한 부천시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들을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부천은 경기도 성평등지수 사회안전 영역에서 낮은 성취를 보이고 있다. 도내 31개 시ㆍ군 중 가정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 2위에 올랐으며, 재발우려 가정폭력 발생 상위 6위 지역 내에 원미ㆍ오정ㆍ소사구가 포함돼 있다.

부천=오세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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