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부모로부터 버려지는 이른바 ‘무연고아동’은 전국적으로 해마다 약 300명 정도 발생한다. 혹자는 아이를 버리는 부모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비난하며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제도적인 문제 역시 존재한다. 버려지는 아이들도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위한 사회적 보호체계가 강화되어야 한다.
첫째로 아동보육시설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무연고아동은 일시보호소에서 3개월 동안 보호된 후 대부분 아동보육시설로 보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육시설은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정부 보조금은 아동 한 명당 월 28만 원 가량이 지원되는데 이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의 근무 환경도 열악하다. 보육교사는 아이들의 엄마나 다름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보육교사는 12시간을 교대근무하며, 보육교사 한 명이 돌봐야 하는 아이의 수는 평균적으로 약 7명이다. 부부가 아이 한 명 키우기도 힘들다고 말하는 요즘, 한 명의 보육교사가 7명의 아동을 돌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재단에서 지난해까지 무연고아동 2,078명에게 총 16억여 원을 지원했지만, 근본적인 환경개선이 이루어지려면 인력충원, 보조금 확대 등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그룹홈(공동생활가정) 및 위탁가정에 대한 지원 확대다. 시설에 대한 지원은 어디까지나 현재 대한민국의 아동보육 현실에서 아동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가정보호제도에 대한 지원이 확충되어 아동이 원가정 또는 유사가정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2017년 가정위탁보호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보호필요아동 중 양육시설에 보호조치된 아동의 비율이 35.6%로 가장 많았으며, 가정위탁이 24.0%, 그룹홈이 15.2%의 비율로 나타났다. 높은 비중의 시설보호를 줄이고 가정보호를 늘리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현재 그룹홈에 대한 관리운영비 지원은 월 32만 원 가량이며, 위탁아동 1인당 양육비는 월 15만 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재정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약 3년 전 여러 언론을 통해 베이비박스가 보도되면서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적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무연고 아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감소했고 요보호아동에 대한 지원체계는 그다지 개선된 것이 없다.
어린이재단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무연고아동에 관한 이슈가 재조명되어 그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진용숙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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