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역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 5개월째 방치

부천역사·코레일 비용 놓고 갈등 수리 늦어지며 시민 불만 고조
市 “계속 지연 땐 과태료 부과”

부천 북부역의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난지 5개월째 수리되지 않고 방치돼 있어 시민들이 계단만을 이용해 지나다니고 있다.
부천 북부역의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난지 5개월째 수리되지 않고 방치돼 있어 시민들이 계단만을 이용해 지나다니고 있다.

부천역사 에스컬레이터가 5개월째 고장난 채 방치돼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용객들이 계단을 통해 오르내리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부천역사㈜와 부천역(코레일) 등 에스컬레이터 관리주체들이 비용 분담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의가 지연되는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21일 부천시와 부천역사, 코레일에 따르면 부천역에 설치된 총 4대의 에스컬레이터(북광장 상하행 2대, 남광장 상하행 2대) 가운데 북광장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지난해 8월 고장 민원이 접수된 이후 5개월째 수리되지 않고 방치돼 있다.

수개월째 수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대수선비용 분담을 놓고 관리주체인 부천역사측과 부천역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초 부천역사㈜와 부천역(코레일)은 지난 1999년 대수선공사의 경우 부천역에서 전액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이후 2005년 협약을 변경해 분담비율을 부천역사와 코레일이 각각 7대3씩 나누기로 재조정했다.

부천역사측은 에스컬레이터 수리 비용이 4~5천만 원이 소요되는데다 나머지 에스컬레이터도 준공된지 20년이 되면서 수리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이자 분담비율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부천역사측은 “대수선공사는 부천역과 상호협의하여 하기로 되어 있어 몇차례 협의를 했고 계속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실질적인 사용은 부천역에서 하는데 분담비율로 공사비의 70%를 민자역사에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변경된 분담비율에 의해 수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부천역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부천 민자역사를 관리하는 부천역사와의 협약에 의거, 에스컬레이터 고장 직후부터 수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유지 보수 및 운행을 요청했다”면서 “에스컬레이터 유지보수 의무를 방기하고 있는 부천역사에 대한 ‘유지보수 의무 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노약자나 장애인 등이 전철을 이용하면서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시민 K씨(59ㆍ부천시 원미동)는 “공공재를 수개월째 고장이 난 채 방치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빠른 시일 내에 수리해 노약자나 장애인들이 지하철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천시는 수차례 수리를 요구했는데도 계속해서 운영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천=오세광기자

사진=부천 북부역의 멈춰진 에스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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