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농 상생의 장터, 도시농업

농업은 과학기술과 함께 발전하고 있으며 햇빛, 공기, 물과 같은 자연환경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그 가치는 단순한 식량 공급이나 안보를 넘어 홍수조절,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돼 있다. 이러한 중요성은 우리만이 아닌 전 국민 특히, 주 소비자인 도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도시에서 농업이 시작된 것은 유럽이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유럽에는 12세기부터 수도원 정원이 최초 치유환경으로 편입됐다. 이때 독일과 스페인 등에서 원예를 이용한 치유가 활발하게 진행됐고, 병원에서도 원예활동을 통해 환자를 치유해 왔다. 이러한 활동은 자연스럽게 도심의 텃밭이나 옥상 등 다양한 공간을 이용해 취미나 체험 목적으로 직접 농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농업을 이해함은 물론 치유와 건강을 유지하는 효과를 거둬 여러 국가로 급속히 전파됐다.

우리나라도 도시민의 농사체험 활동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이를 국가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2년 도시농업법이 제정됐고 이후 도시농업에 참여하는 인구 및 텃밭면적이 급속하게 증가해 2018년 기준 참여인원은 212만 명, 텃밭면적은 1천300㏊로 늘었다.

경기도는 특히 도시와 농촌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도농복합 지역이다. 따라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도시농업의 확산을 통해 도시민과 농업인이 함께 상생하는 좋은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자 그동안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도시민의 농사활동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고, 생산적인 여가활동과 녹색 생활공간을 조성,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원예활동, 텃밭 조성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은 물론 도시농부 양성을 위한 교육에 1만 7천511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만족도도 92%로 높게 나타났다.

도시농업에 대한 다양한 사업추진 결과 많은 우수 사례도 나타났다. 양주시에서는 도심에서 작물을 재배하기 용이한 상자텃밭 시설을 만들어 보급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용인시에서는 도심에서 양봉을 할 수 있도록 양봉교육을 추진함으로써 도시농업의 분야를 확장하는데 좋은 역할을 했다.

경기도에서의 도시농업은 민선 7기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점 추진과제의 하나로 선정돼 도시농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농업에 공익적 가치를 더한 ‘사회적 농업’을 통해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돌봄, 교육, 일자리 만들기를 전개함으로써 국정과제의 하나인 ‘누구나 살고 싶은 복지 농산어촌 조성’을 위해 한몫을 다 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도시민과 농업인이 함께하는 행복한 삶 구현을 목표로 도농이 상생할 수 있도록 소비자 맞춤형 도시농업 확산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도시농업이 도시민에게는 휴식과 치유를 제공하고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에게는 농업에 대한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우리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이 소비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농업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생물공학기술 등 4차 산업기술과 융합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큰 분야이다. 이러한 융복합기술을 통해 도시농업이 도시민의 건강과 치유, 그리고 농업인과 함께 하는 ‘도농 상생’의 목표를 실현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미용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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