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청 개청 소식을 듣고 10년간의 서울에서의 경찰 생활을 뒤로하고 고향인 연천으로 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발령을 받았다. 그런데 첫 출근 날, 나의 기대와 설렘은 금세 사라져 버렸다. 연천경찰서는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80년대 딱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곳이 80년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는 1986년 준공 받아 올해로 33년 된 오래된 건물에 96년과 99년 두 번의 수해로 경찰서 역시 물에 잠겨 부식되기 쉬운 환경으로 바뀌어버린 탓이다. 당시 지하에 보관 중이던 서류와 집기류 등이 유실됐다고 한다. 중요한 서류가 아니었으니 망정이지, 큰 곤란을 겪을 수도 있었을 일이다.
수 차례 자연재해로 건물 내ㆍ외부 균열과 여름철이면 상습적 누수로 사무실 군데군데 양동이를 두고 근무를 해야만 한단다. 경찰관 1인당 사무공간이 전국적으로 가장 낮은가 하면, 열악한 민원인 대기실,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으로 외부고객만족도 역시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한반도의 중심 연천은 현재 통일로 나아가는 대표 평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자 노력 중이다. 외부의 시선 또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연천 제3 국립현충원 유치, 은통산업단지 조성, 2022년 지하철 1호선(동두천~연천) 구간의 연장 개통 등을 들 수 있다.
위에 열거한 사업만으로도 인구가 늘어날 건 뻔한 일이다. 지자체로선 너무나 반가운 일이지만 급격히 늘어날 유동인구로 말미암은 치안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날로 높아지는 국민의 치안서비스 의식 수준에 맞춰 연천경찰서도 그에 걸맞게 깨끗하고 스마트한 새로운 청사 마련과 더불어 양질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향후 연천 지역의 공공기관으로서의 지자체 지구계발계획에 연천경찰서 신청사 신축부지를 통합 설계해야 한다. 최근 도시의 환경디자인을 바꿔 범죄를 예방하려는 시도로 많은 도시에서 적용하는 셉테드(CPTED)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 공동체 치안으로 치안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무환경 개선을 통한 외부치안고객 및 내부고객만족도 향상을 기대해 본다.
이승연 연천경찰서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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