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 만들어 곳곳 배달 장년회 결성해 봉사 이끌고 복지 사각지대 발굴도 앞장
“우리 주변엔 힘들게 사는 독거노인이 많아요. 미래의 우리 모습이죠. 자녀들이 외면하지 말고 한 번 더 부모님을 찾아뵈면 좋겠어요.”
남양주 지역에서 20여 년간 독거노인에게 손수 반찬을 만들어 배달까지 해주는 이순자씨(61ㆍ진건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부회장)의 당부다.
1996년 새마을부녀회 활동 당시 방문한 경로당에서 김치 없이 식사하시는 어르신들을 보고 ‘김치를 담가 드리자’고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행복감을 느낀 이씨는 남녀가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윷놀이 등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시작했고, 장년회를 조성해 남성 봉사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부족한 후원금은 회원과 함께 폐품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활용했다.
그의 봉사 영역은 2013년 진건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몸담으면서 더욱 확대됐다. 매월 2회 반찬나눔 외에도 소외계층의 안부 확인을 통해 공공기관에 연계하는 등 적극적인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나서고 있으며, 교각 등 비정형 거주 공간을 발견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계 요청하는 등 지역복지 안전망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또 지역 내 사회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주민 의견을 전달하는 등 민관협력의 징검다리 역할을 담당, 살기 좋은 지역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그의 헌신적인 봉사는 ‘새로운 삶’에 동기를 유발한 주변인들 때문이다. 과거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한 이씨는 홀로 네 아이를 키우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어 한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만,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이 좋은 세상에 지역사회와 어우러져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이씨는 최근 뇌경색을 앓아 몸도 성치 않은 상황이지만, 힘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순자씨는 “진심을 담아 어르신들을 만나다 보면 그들도 닫았던 마음의 문을 열고 가족처럼 환대해주며, 남을 위해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곤 한다”며 “봉사자들은 이런 순간 희열을 느껴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이어간다. 앞으로 회원들이 더욱 재미있고 보람찬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남양주=김성훈ㆍ하지은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