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집회, 소음 막아달라” 국민청원

건설노조, 영통 공사현장서 ‘고용 촉구 집회’
주민들 “일상생활 불가능”… 대책 마련 호소

“보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부터 시끄럽게 구는 탓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최근 건설노조들이 경기도내 공사현장에서 ‘노조원 고용 촉구 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본보 3월11일자 7면) 집회 소음으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특히 수원의 한 공사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집회 소음 탓에 ‘생활권 침해’를 받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도움까지 요청,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12일 ‘주택가 집회에 대해 반대합니다’라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수원시 광교 거주자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거주지 인근 공사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약 20일 동안 집회(방송 포함)를 하고 있다”며 “공사현장의 주변은 수천 세대가 살고 있는 주택가인데 새벽부터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원글이 올라온 공사현장은 수원시 영통구 ‘더샵레이크시티’로, 이곳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평일마다 한국노총, 민주연합 등 건설노조가 번갈아가며 새벽 5시~오전 10시까지 집회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방송차량까지 동원해 죽은 이를 애도하는 장송곡까지 트는 등 소음은 물론 주변 지역에 위화감까지 조성하고 있다.

공사현장 인근에는 광교호반베르디움(1천330세대)와 광교더샵(686세대), 한국1차(496세대) 등 수천 세대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있어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공사현장 인근 주민 A씨(26)는 “대학생이라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날 때가 잦은데 집회 소음 탓에 마음 편히 잠을 잔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새벽부터 오전까지 이어지는 방송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 쉴 곳을 찾아야 할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 관계자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노조의 집회가 한 장소에 몰리다 보니 소음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인근 주민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공사현장은 주거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일출 전에는 60dB 이하, 일출 후에는 65dB 이하의 소음을 유지해야 한다”며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관이 함께 있으면서 수시로 소음을 확인, 기준치가 넘어가면 제재를 가하는 등 주민 피해 최소화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채태병ㆍ설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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