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경기도의 한 신도시 아파트에서 아침을 시작한다. 아파트가 밀집되어있는 주거단지를 출발해 경치 좋은 하천과 산, 반도체로 유명한 산업단지를 지나 고층빌딩 숲으로 이루어진 IT 밸리의 일터로 향한다. 이렇듯 경기도에 살고 있는 우리는 농산어촌(農山漁村)을 비롯하여 최첨단의 도시 등 너무나 다양한 공간에서 살고 생활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특색을 가진 공간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에 아니 세계에 몇 곳이나 있을까 생각해보면 경기도민의 한사람으로서 큰 혜택을 받은 곳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곤 한다.
경기도에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다양한 지역의 특색에 따라 논과 밭을 일구는 농부의 모습으로, 최첨단 IT 회사의 연구원으로, 힘차게 돌아가는 공장의 외국인 근로자로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각양각색의 공간들을 마주 할 때면 우리 주위에서 매일 이용하면서도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칠 정도로 가까이에 있는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디자이너로서 무한한 책임감과 함께 경기도 공공디자인의 발전상에 새삼 놀라기도 한다.
공공디자인은 공공(公共)이라는 말 그대로 특정되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물, 공간 등의 디자인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들이 매일 이용하는 버스정류장, 우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동네 놀이터, 어두운 밤의 차도와 인도를 밝혀주는 가로등, 우리 주위의 크고 작은 공원 등 셀 수 없이 많은 공공의 시설물과 공간 등이 공공디자인의 영역이자 공공디자인의 대상이다. 또 우리가 매일 매일을 함께 하는 공공의 디자인들은 단순히 공공시설물이라는 개념을 넘어 우리가 사는 곳의 정체성과 수준을 보여주는 디자인의 아이콘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공공디자인이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도의 공공디자인은 다른 어느 지역의 그것보다도 더욱 높은 수준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신한다. 이처럼 높은 디자인 완성도와 수준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경기도의 공공디자인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들과 지역적 특색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기도이기에 우리 주위의 어르신, 어린이, 몸이 불편한 장애우, 외국인 등 모든 사람들이 그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않고 공공디자인의 혜택을 받고 있는지, 농촌, 산업단지, 도심 및 주거단지 등에서 살아가고 일하고 있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공공디자인을 통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생활하고 있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도 경기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안심하고 공공의 디자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디자인이라는 개념의 유니버설 디자인을 가이드라인의 개발과 운영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도민의 한사람으로서 공공디자인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디자이너로서 서로 다른 특성과 요구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기에, 각양각색의 다양한 일상이 공존하는 공간이 함께하고 있기에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발전된 경기도의 공공디자인을 누릴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은 디자인 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경기도에 사는 우리 모두를 배려하는 디자인이 가장 먼저 배려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승호 울산대학교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