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공공임대 분양가 기존 분양가보다 2배 이상 치솟아
입주민 “5년 임대처럼 건설원가 적용… 내집 마련 꿈 지켜달라”
국토부·LH “형평성 탓에 변경 불가… 대출 지원 등 대책 모색”
“10년 전 3억5천만 원으로 산정됐던 공공임대주택 분양가가 이젠 10억 원을 호가합니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들어간다고 해도 기존 분양가보다 2배가 넘는데 무슨 수로 ‘내 집’을 지키나요?”
광교신도시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던 입주민들이 분양전환 시기가 다가오면서 깊은 한숨을 내뱉고 있다. 10년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분양가격기준을 감정평가금액에 따라 정하고 있는데 10년 새 광교권 아파트들이 당초 분양가보다 2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으면서 광교신도시 공공임대주택 입주민 대부분이 집을 떠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자 주민들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수원 광교센트럴타운60단지 아파트 등 일대에는 ‘국토부와 LH가 우리 집을 빼앗으려 한다’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여러 개 걸려 있는 모습이다. 이 현수막들은 ‘국민소망 내 집 마련 집 가지고 장난 말라’, ‘목숨 걸고 결사투쟁’ 등 내용을 담고 “광교 주민 1만 5천 명이 호소한다”고 전한다.
이들은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따라 산정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가는 임대주택법에 따라 ‘감정평가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어 결국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되고, 시세 변동에 따라 임차인의 부담이 늘 우려가 있다.
문제는 광교신도시의 집값이 빠른 시간 내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서 분양전환가 역시 입주민의 예상을 훌쩍 넘었다는 데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약 10년 전 이곳의 분양가격은 3.3㎡당 1천600만 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평균 3천300만 원을 넘나들면서 최소 두 배 이상이 뛰었다.
LH10년공임투쟁광교연합회 관계자는 “우리의 답답함과 억울함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현수막을 달기 시작했다”며 “집값이 이렇게 갑자기 뛸 줄 누가 알았겠나. 단지 우리는 지금 사는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와 LH는 이미 계약 당시 고지된 공공임대주택 계약 조건을 이제 와서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계약 조건 변경 시 이미 분양전환을 종료한 세대와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계약 당시 분양가와 현재 분양가가 다르니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이해하지만 계약 조건을 변경할 수는 없다”며 “다만 국토부가 대출지원 등 분양전환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LH도 함께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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