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가 산정 방식 논란 속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주민들 놓고 ‘선입견 발언’ 난무
“그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평범한 서민일 뿐인데 ‘임거’라는 비아냥이 더해지니 상처가 날로 깊어지네요”
‘임거(임대아파트 거지)ㆍ휴거(휴먼시아 거지)ㆍ빌거(빌라 거지)’ 등 주거 형태에 따른 비하 용어들이 수원 광교신도시까지 발을 뻗었다.
최근 광교지역의 최대 현안이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가 산정 방식’(본보 4월16일자 7면)인 가운데, 온라인에서 이 임대아파트 거주민들을 얕잡아 부르며 ‘흙수저’ 선입견을 씌우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 4월 초, 수원 광교센트럴타운60단지 아파트 등 일대에는 ‘국토부와 LH가 우리 집을 빼앗으려 한다’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붙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따라 산정되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두 달이 넘도록 ‘결사투쟁’을 외치고 있다.
그 사이 광교 주민들이 활동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임대주택 주민들을 비하하는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광교 주민 A씨는 “임대주택이 없는 단지의 온라인 커뮤니티 위주로 임대주택 주민들을 비하하는 발언이 넘치고 있다.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현수막을 걸고 집회 등을 논하니 광교 집값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며 “연대감을 가진 커뮤니티들이 더 똘똘 뭉칠 수밖에 없다는 건 알지만, 임대 회원이 없는 곳에서 ‘집 없는 거지들’이라는 말을 하는 등 비하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B씨는 “현수막이 막 걸리기 시작할 무렵 아이들이 ‘저게 뭐야?’하고 물으면 대답하기도 민망하고, 혹여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입주민 사이에서도 찬반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내 집을 지키려면 이 방법(현수막 게시)밖에 없었는데 실제로 ‘임거’라는 조롱이 오가 마음이 약해진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편견은 학부모 사이에서도 번지는 분위기다.
B씨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C씨 역시 “임대아파트 산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게 내 일이 될 줄 몰랐다”면서 “일부 학부모는 대놓고 ‘임대 애들하고 같은 학군이라 좀 그렇다’거나 ‘애들 버린다. 무섭다’고까지 말할 정도다. 어른이 이런 생각을 하는데 학교에서 아이들끼리는 어떤 말을 주고받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 관계자는 “10년 살던 집에서 쫓겨나게 생긴 무주택 서민들이 이러한 얘기들까지 듣게 돼 허망하고 마음 아프다”며 “이웃을 깎아내리지 말고, 함께 주거복지 개선책을 고민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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