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정 안중시장상인회 회장, 전통시장 살리기 앞장선 ‘평택의 슈퍼우먼’

시장 아케이드 구간 원룸 허가에 市·시공사와 1년동안 힘겨운 싸움
길마골 알뜰시장 개장·로고제작 작가출신 권 회장 취임후 ‘새바람’

▲ 권혜정 회장 인터뷰2

전통시장은 사면초가에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대형할인매장과 백화점이, 온라인에서는 인터넷 쇼핑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 처절한 이유다.

2중, 3중, 겹겹이 놓인 전통시장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주인공이 있다. 권혜정 안중시장상인회 회장(46)이다. 누구도 그녀가 상인회에서 일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녀 자신이 그랬다.

그녀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독일 유학까지 마친 뒤 다시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공부하던 작가였다. 전통시장 상인회장이라니.

그녀가 상인회에 발을 들여놓게 된 동기는 안중시장 아케이드 구간에 들어선 원룸공사다. 아케이드 구간은 소비자가 이용하는 공간인데 어떻게 별도의 진입로 확보 없이 원룸촌 허가가 났는지 평택시와 시공사에 따지며 1년 동안 싸웠다.

상인들은 당차게 싸우는 그녀에게 회장을 맡아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상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으나 허사였다.

2016년 1월. 임기 3년의 제9대 회장에 취임했다. 권 회장은 시장활성화에 앞장섰다. 먼저 상인들의 의식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청 등에서 주관하는 각종 공모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변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고객센터와 쉼터 조성, 길마골 알뜰시장 개장, 시장 로고제작 등이 성과로 이어졌다.

올해는 ‘시장 펀(FUN) ~상상놀이’ 프로그램으로 안중시장이 경기꿈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월 권 회장은 또다시 회장으로 선출됐다. 잠시, 또 보이지 않게 상인들을 돕고 작가로 돌아가겠다는 그녀의 바람이 무산된 것이다. 권 회장의 말이다.

“안중시장에서 제가 필요하지 않을 때가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을 앞당기고 전통시장이 사는 길은 상인들의 의식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평택=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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