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아트빌리지 '남도소리' 교실] 얼씨구~ 좋다~ 판소리 매력에 어깨춤 절로

▲ 김포아트빌리지 전경

김포시민의 문화, 예술,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김포아트빌리지에서 신명나게 울려퍼지는 남도소리에 시민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 있어 화제다. 김포아트빌리지 한옥마을 가장자리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전통문화체험관. 이곳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1시와 오후 7시가 되면 원진주 명창이 지도하는 판소리와 남도민요의 ‘남도소리’ 교실이 열려 문화생 뿐만 아니라 김포아트빌리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남도소리를 알리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 아트빌리지 전통문화체험관(원진주 명창 남도소리 교실)
▲ 아트빌리지 전통문화체험관(원진주 명창 남도소리 교실)

 

◇김포아트빌리지에서 울려퍼지는 신명난 남도소리

원진주 명창 문하생들은 스스로 낮반을 ‘시아소리터’, 저녁반을 ‘시아랑 소리랑’으로 동아리 명칭을 정했다. 원 명창의 아호가 ‘시아’이기에 그렇게 동아리명을 지었다.

이들 동아리에서 남도소리를 배우는 연령대는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배기 국악신동부터 70세까지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다양하다. 반별로 인원은 30~40명씩에 이를 정도로 많은데, 오로지 남도소리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다.

반별로 90분간 지도하는 원 명창의 선창에 따라 한 소절씩 따라하는 문하생들의 흥겹고도 깊은 가락이 어깨춤을 절로 추게 한다.

▲ 원 명창 강의중
▲ 원 명창 강의중

지난해 6월 김포문화재단의 지원으로 김포에서 처음 시작된 아트빌리지 남도소리 교실은 문을 열자마자 수강생들이 50여명이 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경기민요가 대부분 불려지는 김포지역 국악계에 판소리를 비롯한 남도소리의 등장은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이들 문하생들이 지난해 6월부터 배워 탄탄한 실력을 쌓은 남도소리만도 수십여곡. 함양양잠가와 둥당개타령ㆍ산타령ㆍ개고리타령ㆍ남원산성ㆍ진도아리랑ㆍ삼산은반락ㆍ성주풀이ㆍ동해바다ㆍ신민요 동백타령 등 남도민요부터 단가인 사철가, 판소리 화초장ㆍ놀부심술타령ㆍ농부가ㆍ홍보가 중 박타는대목ㆍ돈타령ㆍ춘향가중 사랑가 등 내노라하는 남도소리를 총망라하고 있다.

▲ 떼창팀 연습 열중
▲ 떼창팀 연습 열중

지난해 11월엔 5개월여간 배운 남도소리를 문하생들이 직접 발표하는 ‘제1회 명창 원진주 문하생들의 남도소리 마당’ 행사를 이 전통문화체험관에서 개최해 많은 시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한 지난해 프로그램을 마친 ‘시아소리터’와 ‘시아랑 소리랑’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신입 문하생을 기다리는 문도 활짝 열려 있다.

 

▲ 전통문화체험관 야경(저녁반 수업중)
▲ 전통문화체험관 야경(저녁반 수업중)

◇올해부턴 매월 회원 개별 발표공연, 실력 향상 ‘쑥’

지난해 12월5일부터 시작한 올해 남도소리 교실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운영된다. 문화재단의 배려로 무상으로 전통문화체험관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 일부 달라진 시스템은 매월 한달에 한번씩 3~4명씩 돌아가며 발표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한달동안 배운 실력을 선생님과 동료 문하생들 앞에서 선보이는 시간이다. 달라진 것은 눈에 띠게 발전하는 문하생들의 실력이다. 발표를 앞두고 개인 연습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처음엔 다소 부담스러워하기도 했지만 문하생들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

▲ 판소리교실 수업모습(발림)
▲ 판소리교실 수업모습(발림)

매월 운영해온 발표회는 지난 15일 스승의 날 절정을 맞았다. 이 날은 저녁반 ‘시아랑 소리랑’이 스승인 원 명창께 감사를 표하고 모두 그간 쌓은 실력을 선보인다는 취지로 문하생 전원이 8개 팀으로 구성, 발표에 나섰다. 발표가 끝난 뒤 스승에 대한 작은 감사의 표시는 훈훈함을 더했다. 그간 배운 남도소리에 꽹과리와 함께한 ‘비나리’, 대금연주, 사철가 ‘떼창’, 기타로 연주한 ‘퓨전국악’ 등 문하생들의 장기가 곁들여져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이명선 ‘시아랑 소리랑’ 회장은 “남도소리를 중심으로 우리 회원들은 90분간 통목으로 시원하게 ?아내는 원진주 명창의 명품 소리를 함께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다”며 “매월 한 차례식 갖는 발표공연을 이번 5월엔 스승의날 마련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제자들과 함께 공연중인 원 명창
▲ 제자들과 함께 공연중인 원 명창

김인수 반장은 “명창님의 구성진 우리 가락을 한소절 한소절 따라 배운 지 어느덧 1년이 됐다”며 “그간 배운 실력을 스승의날 벅찬 가슴으로 모두 함께 발표공연을 마칠 수 있어 뿌듯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 회원 발표공연
▲ 회원 발표공연

◇판소리 교실 개설 1년여 명성 이웃 도시로 전파

개설한 지 1주년을 맞고 있는 원진주 명창의 판소리 교실은 이제 김포시민 뿐만 아니라 이웃 부천과 인천, 서울 등 타지에서도 명성을 듣고 찾아오고 있다.

미취학 아동에서부터 칠순 어르신까지 배우고 있는 판소리교실은 3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이며 전통문화체험관 한옥의 정취와 판소리의 매력이 잘 어우러진다.

▲ 국악신동들로부터 스승의날 꽃다발 선물
▲ 국악신동들로부터 스승의날 꽃다발 선물

90분간의 수업이 진행되지만 지루하지 않도록 남도민요와 판소리뿐만 아니라 남도소리의 기초이론을 통한 이해로 쉽고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초보자를 위해 기초수업을 위한 보충강의를 실시하고 있는데 정상수업 시작 전 30분간 진행한다니 초보자도 부담없이 신청할 수 있으며 나이 제한을 두지 않아 누구라도 신청해 참여할 수 있다.

원진주 명창은 “판소리교실이 시작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판소리가 가지고 있는 정서는 모두가 공감하는 우리 문화의 멋”이라며 “김포지역의 교육, 공연등 다양한 문화영역에서 생활국악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며 판소리에 대한 김포시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인터뷰>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 수상 중견 소리꾼 원진주 명창

▲ 소리꾼 원진주 명창
▲ 소리꾼 원진주 명창

 

남도소리의 중심축인 원진주 명창은 임방울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중견 소리꾼이다. 네번 도전 끝에 김세종제 ‘춘향가’ 중 ‘십장가’ 대목을 불러 판소리 지존의 자리에 올랐다. 동편제 소리를 구성진 통목으로 힘있게 질러내는 고음이 매력인 원 명창은 남도잡가 육자배기와 흥타령ㆍ씻김굿을 진도에서 직접 배웠다. 동편제의 구성진 통목에 남도민요의 감성이 어우러진 성음을 자랑한다. 명창 박송희 선생과 안애란 선생을 사사했다. 원진주 명창은 김포에 거주하며 국악예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학사·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부가 이수자로, 2013년 임방울국악제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판소리 등 남도소리 불모지인 김포에 판소리 교실을 개설한 계기는.

▲경기권인 김포와 남도문화의 이질감을 줄이고, 문화향유의 보급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던 중 판소리교육을 원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이 계기가 됐다.

-수강생들의 수준이나 열의는 어떤가.

▲피곤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겨울에 난로가 필요없을 정도의 열정을 뿜어낸다. 앞으로도 이러한 수강생분들의 높은 열의를 만족시킬 수 있을 지 걱정될 정도다.

-남도소리 불모지인 만큼 판소리교실 운영에도 어려움 있을 것 같은데.

▲여러 어려움 중 가장 큰 어려움은 대중성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통음악의 가장 대표적인 장르임에도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 유쾌한 저의 강의를 홍보할 기회가 적어 더 많은 대중들이 접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명창으로서 느끼는 판소리의 매력은 무엇인가.

▲사철가 중에 ‘봄은 찾어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하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라는 대목이 있다. 남도소리 특유의 구수한 성음으로 ‘인생사’ ‘한과 흥’을 풀어내고, 함께 즐기는 것! 이것이 판소리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판소리교실을 비롯한 김포지역에서의 앞으로 활동 구상이나 목표는.

▲불모지인 만큼 남도소리를 인정하고 즐기는 향유문화가 형성돼 있지 않다. 교육과 공연문화의 기회를 늘려 관객들이 판소리 한구절 정도는 자연스럽게 따라 부르고 어깨춤을 출 수 있는 대중화에 앞장서겠다.

-김포지역의 판소리 등 남도소리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애초에 김포지역에 남도소리를 좋아하는 대중들이 이렇게 많은 것은 기대 이상이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아껴주는 만큼 김포지역에 머지않아 판소리가 정착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해본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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