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안정시키는 약물치료, 심리 상담 동반해야 효과적
Q. 자녀가 고등학교 진학 후 학업 스트레스와 친구관계 문제로 매사에 자신이 없고 무기력하여 상담을 받았는데 우울증 소견과 정신과 약물치료를 권유 받았습니다. 아이는 너무 힘들다며 당장 정신과 진료를 받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로서 자녀가 정신과 약을 먹는 다는 것이 불편하고 약물부작용이 나타나 더 나빠지진 않을까 걱정돼 정신과 진료가 꺼려지네요. 약물치료를 받는 게 정말 도움이 되나요?
A. 어린 자녀에게 과연 정신과 약물치료를 권하는 것이 맞을지 걱정이 많이 되셨던 것 같습니다. 최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의 문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부모세대에서는 여전히 ‘정신과 약’에 대한 편견이 있어 꺼려지는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자녀가 ‘우울증’이라면 모든 부모에게 양육에 대한 어려움과 긴장감으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자녀와 함께 병리에 대해 이해하고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자녀를 돕기 위해서는 자녀가 겪고 있는 우울증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울증은 슬픔, 공허감, 짜증스러운 기분과 동반되는 신체적ㆍ인지적 증상이며, 개인의 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부적응 증상을 말합니다. 현대에는 ‘마음의 감기’이라고 부를 정도로 흔한 정신장애이기도 하죠. 그런데 청소년의 우울증은 성인의 것과는 다르게 화나 짜증이 많아지고, 식사를 잘 하지 않거나 불면문제를 겪기도 하고, 음주나 흡연 등 비행문제가 생기거나 감정변화의 폭이 커지고, 비관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무기력하거나, 갑자기 화를 내거나 반항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는 자녀가 단순히 사춘기라 감정이 예민해지는 것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어, 다그치거나 비난하면서 넘어가기 쉬우므로 세심하게 관찰하여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울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심리상담의 한 방법인 인지치료, 그리고 정신과 약물치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지치료는 사고내용을 정밀하게 탐색하여 인지왜곡을 찾아내 교정하는 과정이며, 합리적 사고로 대체하여 현실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을 키우게 합니다. 또한 약물치료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부족으로 우울증이 일어난다고 보는데, 항우울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프로작 등 약을 통해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심리 상담과 약물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우울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심리 상담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고, 심한 우울증으로 무기력, 의욕저하, 자살의 위험성이 있는 상황이라면 불안이 스스로 조절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정신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증상을 약물로 어느 정도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모든 약물은 조금씩은 내성이 생길 수 있고,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치료는 전문의와 함께 자신에게 맞는 약과 용법을 조절하는 기간이 필요한데, 보통 4~8주나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치료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약을 얼마나 규칙적으로, 정량을 먹느냐 하는 복용 습관과 증상의 변화와 부작용에 대해 전문의에게 얼마나 상세히 나누는지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우울증 자녀의 감정과 생활사건에 관심을 갖고, 따뜻하고 수용적인 태도로 자녀를 격려하고, 원하는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작용에 대한 걱정으로 병원진료를 무작정 꺼리기보다 부모가 정신과치료에 대해서 사회적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장미 수원시청소년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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