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왜 김원봉을 영웅으로 세우려고 하는가?

대한민국 건국 71년 이래 존경하는 인물이 있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면 사람들은 한참을 고민한다. 대한민국은 영웅이 없는 나라다. 존경하는 인물이 있더라도 주변 사람 눈치를 보며 말을 아낀다. 공적을 인정하기보다는 흠을 부각하다 보니, 범국민적 존경을 받는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대통령도 친일파가 되는 나라. 한국전쟁 이후 하루 세끼를 걱정하던 나라를 경제 대국으로 이끈 박정희 대통령도 악인이 되는 나라.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조차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공격하는 자들이 ‘김원봉’을 영웅으로 둔갑시키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원봉은 일제 강점기에 의열단을 조직하고 항일 투쟁 활동을 펼쳤다. 해방 이후, 남한에서 좌익활동을 하다 월북했다. 북 정권 수립 이후, 김원봉은 군사위원회 평안북도 전권대표로서, 대한민국 침략에 앞장섰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초의 전쟁이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6ㆍ25를 이끈 적장 중 한 명이다. 일반 병사가 아니라 김일성의 훈장까지 받은 자다. 또한, 1954년에는 경제혼란과 선거방해를 목적으로 대한민국에 남파간첩 4명을 직접 투입시키기도 했다.

한국전쟁에서 17만 명의 군인이 순국했고 대한민국의 민간인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만 100만에 이른다. 현충일은 한국전쟁에서 순국한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날이다. 왜 하필 현충일 추모사에서 적군 김원봉을 영웅화하고자 했는가? 항일과 반일의 이유로 역사적 재해석을 주장한다면, 김일성도 항일과 반일을 이유로 역사적 재평가를 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어떻게 반박할 수 있겠는가? 김일성까지 재평가된다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적국의 장수를 영웅으로 만들고자 한 발언에 대해 깊이 분노한다. 계속해서 이런 비상식적인 논쟁을 만들어 낸다면, 앞으로도 색깔론적인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2019년 6월 6일,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들이 슬퍼했으리라. 지금 대한민국은 총칼을 뽑지 않았으나 격렬한 이념 전쟁 중이다. 이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지키려고 희생될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부디 대한민국이 평화로운 종전을 맞이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수많은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다시 한번 기억하자.

김민수 한국창업진흥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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