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교육계 퇴직 원로들 “학교 밖 생생한 자연교과서로 생명·자연의 소중함 가르치고파”

정헌모 前 교육장·최은호·정희정 前 교장, 고은선 교사
초교 교과과정 ‘동물의 일생’ 관찰자료 케일화분 가꿔
50개교 189개 학급에 제공… 아낌없는 ‘제자 사랑’ 귀감

(왼쪽부터)정헌모 전 파주교육장, 고은선 교사, 최은호 전 교장이 동물의 한살이(일생) 과정을 탐구할 수 있는 배추흰나비 알이 붙어 있는 케일화분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정헌모 전 파주교육장, 고은선 교사, 최은호 전 교장이 동물의 한살이(일생) 과정을 탐구할 수 있는 배추흰나비 알이 붙어 있는 케일화분을 살펴보고 있다.

“교과서가 아닌 실물을 활용하면 탐구능력과 생명존중, 그리고 자연보존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초등학교 3학년 과학교과서의 동물의 한살이(일생) 과정을 위해 실물 관찰자료를 학생에게 제공하는 등 남다른 제자사랑을 실천하는 파주교육계 원로들이 있다.

주인공은 정헌모 전 파주교육장(전 경기도교육위원)과 최은호ㆍ정희정 전 초등교장, 이들을 돕는 고은선 현직 교사다. 모두 과학을 전공해 생물의 이론과 현장에 밝은 30년 이상 된 교육 베테랑이다.

정 전 교육장 등은 지난 2015년부터 초등생 과학 교과과정인 동물의 한살이에 대한 탐구학습으로 흰나빗과에 속한 배추흰나비(학명 Artogeia rapae)를 일선 초등학교 교육현장에 제공하고 있다. 배추흰나비의 한살이가 1~2개월에 불과해 짧은 시간에 한살이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전 교육장 등은 파주 심학산 아래 밭에 비닐하우스로 케일(양배추 종류) 농장을 만들어 배추흰나비를 채집, 케일에 알을 낳도록 1개월여 동안 정성들여 보살 핀다. 배추흰나비 성충이 성장해가는 케일 화분을 지역 내 50개교 189개 학급에 공급하고 있다.

학생들은 살아 있는 나비 생명체를 눈으로 확인, 신기해하며 관찰탐구기록을 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그동안 교과서나 동영상 자료에서나 보던 배추흰나비 한살이 과정을 자신들이 직접 케일 화분을 관찰하면서 탐구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헌모 전 파주교육장은 “퇴직 후에 학생들을 위해 어떤 교육 재능기부를 할지 고민하다가 파주교육지원청과 협의해 배추흰나비의 한살이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케일화분을 지원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관찰탐구기록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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