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인 아셀의 꿈을 보며-
온 세상 둘러봐도 하늘은 하나인데
겹겹이 쌓여있는 장막 없는 울타리를
걷어낼 꿈을 간직한 한 여인을 보았네
넓고 큰 숙제 하나 심지 낮춰 밝혀 두고
호수처럼 깊은 눈에 노스탤지어 얼비추며
요람을 흔들거리는 한 엄마를 보았네
낯설고 물도 선데 상처까지 동여매고
애환을 희망으로 뭉치고 또 뭉쳐서
한 걸음 꽃길을 피운 한 아내를 보았네
서러움 삼킬 일이 어디 그 뿐이었으랴
넉넉한 고향 닮아 넓고 깊어 푸르른 꿈
영원히 산화하지 않을 빛 한 줄기 보았네
나는 보았네, 장막에 뜬 무지개를
신의 산 알아르차* 날려 보낸 비둘기를
너와 나 다름을 인정하는 날 허물어질 겹 울타리.
*알라르차 : 텐산 산맥에 있는 키르기스의 국립공원
최희선
<현대시조>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전국공무원문학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낭송위원. 시조집 <고독의 城>. 2004년 <현대시조> 작품상, 2016년 <경기시조>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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