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 방해, 사고 위험 높은데 지난달에서야 현장 협의 열려
국방부 “담당자 바뀌면서 지연”
포천시가 사고 위험이 있는 도로 선형을 바로잡기 위해 미군 로드리게스 훈련장 경계 지점에 10여m의 지장물에 대해 손실보상 협의를 요청했지만 미군 측이 소파협정 핑계를 대며 5년여 동안 협의 자체를 기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의 끈질긴 요청에 최근에야 협의에 나서는 등 무성의한 모습을 보여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일 포천시와 운전자 등에 따르면 시는 국도 87호선과 국지도 78호선을 연결하는 시도 8호선(창수면 운산리 ~ 영북면 대회산리 3㎞ 구간) 도로폭이 4~6m로 협소할 뿐 아니라 비포장돼 차량흐름에 큰 불편을 주자 2010년부터 도로 확ㆍ포장공사계획을 세우고 2014년 4월 착공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구간 지장물이 미군 로드리게스 훈련장 부지인 것을 확인한 시는 같은해 8월 국방부에 손실보상 협의를 요청했다.
이에 국방부는 시의 요청을 받은지 8개월이 지난 2015년 4월에야 소파시설 협의요청서를 미군 측에 보냈다. 이어 6월 시에 소파시설 관련 실무회의에 참석하라고 통보해 당시 시는 지장물공사(이설)계획도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과정도 진행되지 않자 기다리다 못한 시는 지장물 부분을 빼고 그 해 12월 공사를 완료했다.
이 지장물은 도로 통행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철조망과 나무가 시야를 가려 급커브길을 형성, 큰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민 A씨는 “철조망과 나무를 제거하면 시야가 뚫리고 교통사고 위험도 사라지는데 왜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미군 측이 교통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는 2016년 1월 또다시 국방부에 지장물에 대한 소파시설구역 협의를 끈질기게 촉구해 3년6개월여만인 지난달 27일 시와 국방부, 미군 관계자들이 만나 소파시설 이전을 위한 현장 협의를 가졌다. 미군 측은 구역계 조정 등 원만한 협의 후 공사 추진을 약속했지만 여러 조건을 내걸고 있다.
로드리게스 훈련장은 67년째 미군이 전용 사격 훈련장으로 사용하면서 소음은 물론, 피탄 등이 마을로 날아들어 수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3,4년에야 주민들이 사격장 피해대책위를 구성, 피해와 보상을 요구하며 강력하게 투쟁하자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등 문제가 커져야 반응하는 전형적인 갑질 모습을 보여왔다.
시 관계자는 “국방부와 미군 측이 서로 소파시설 이전을 위한 회의 일정이 맞지 않았다고 핑계하며 5년여를 끌어왔다. 그나마 최근 미군 측이 공사추진을 약속한 만큼 이행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담당자가 자주 바뀌다보니 지연된 것 같다. 모처럼 합의가 된만큼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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