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 들인 ‘혁신발전 경영진단 연구용역’… 공직사회 “포천 혈세 낭비” 쓴소리

“조직안,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아… 간부들 진행땐 더 잘했을 것”

포천시가 수억 원의 용역비를 들여 6개월여 만에 내놓은 경영진단(안)이 현재 조직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박윤국 시장 취임과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공직 내부에서 조직개편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자 박 시장은 ‘외부에 시정 전반에 대한 경영진단을 의뢰해 그 결과에 따라 다시 조직개편을 하겠다’며 여론을 잠재웠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12월 3억2천만 원을 들여 시정운영 전반의 진단 및 경영관리 개혁안 도출을 위한 ‘포천 혁신발전 경영진단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시정 경영여건 분석 ▲재무구조 진단 ▲비전전략체계 정립과 이행계획 수립 ▲미래전략 분야 및 단계별 조직개선 모델 수립 등 조직 운영방안 전반에 걸친 연구과정이 과제로 부여됐다. 이 연구용역은 두 번의 중간 보고회를 거쳐 지난 12일 최종 보고회를 가졌다.

시 관계자는 “경영진단을 통해 현재 계획 중인 핵심사업의 체계를 재정립하고 향후 남북경협 거점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로드맵을 포함하는 중기발전계획이 수립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공직 내부에서는 신도시 및 역세권 개발, 도시계획, 관광개발 등 외부적 요인은 전문가 의견이 필요하지만, 정작 공직 문제는 당사자들 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최종보고회에서도 관광산업 육성, 물류ㆍ교통 인프라 확충, 도시미관 개선, 지역커뮤니티 활성화 등 4대 역점추진 전략과제의 추가는 긍정적으로 평가됐지만, 경영진단과 조직 개편 분야는 컨설팅사가 시 기획예산과의 각종 자료를 기반으로 해당 부서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최종적인 조직안 조차 현재의 조직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수억 원을 들여 용역을 했어야 하느냐는 비판이 공직 내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다수의 간부 공무원은 “시 조직 내부에 대한 문제를 우리만큼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시 자립도도 낮은 상황에서 이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외부에 경영진단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며 “차라리 유능한 국ㆍ과ㆍ팀장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해 진행했더라면 이보다 더 나은 경영진단과 조직안이 나왔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시는 올해도 8억8천여만 원의 용역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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