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봄 비

가는지 오는지도 모르고 살

았었네

봄 여름 가을 겨울

꽃가루 날리면 봄인가

찾아온 개나리 진달래 꽃구

경 생각보다

아이들 마스크 먼저 씌우고

단단히 문 닫아 걸고 집 안에

서 쓸쓸히

봄을 봄인 줄 모르고 보냈네

비만 내리면 여름인가

기나긴 장마 속에 빨래 걱정

눅눅한 집안 걱정

무더운 여름을 바다 한번 못

쳐다보고

그져 집안 걱정에 흐려져 여름도 보냈네

가을은 어찌 오고

겨울은 또 어찌 왔던가

반백년 넘게 살아왔건만

나의 계절은 어디로 지나갔

는가

그 옛날에는

가면 아쉽고

오면 반가워 살았더라네

봄이면 들로 산으로 소가고

여름이면 개울에서 물장구

치고

가을이면 밤을따고

겨울이면 썰매타고

봄 여름 가을 겨울

‘툭툭툭’

노란 개나리 위로 떨어지던

봄비 소리인줄 알았던

그 소리가

그 소리가 아니었네

여덟 살 소풍 가던 날

매정하게 개나리 위로 떨어

지던 봄비가

이제야 다시 찾아와 나를 두

드리네

‘툭툭툭’

나를 두드리네

다시 내 인생의 봄을 두드리네

계절을 돌고 돌아 다시 봄으

로 돌아왔네

나도 봄으로 돌아왔네

 

김수연

‘제34회 경기여성기예 경진대회’ 시 부문 우수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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